2월 물가 4%대 둔화했지만…전기·가스·수도는 ‘역대 최고’

전기·가스요금(CG). 연합뉴스

 

지난달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2월 물가상승률이 10개월 만에 4%대로 둔화했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4월(4.8%) 이후 10개월 만이다. 2월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한 것은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 공업 제품 중 석유류는 1.1% 하락했다. 등유(27.2%), 경유(4.8%)는 올랐지만 휘발유(-7.6%)와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5.6%)가 내렸고, 농축수산물 중 축산물은 2.0% 하락했다.

 

반면 공업 제품 중 가공식품은 10.4% 올라 전월(10.3%)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품목별로는 빵(17.7%), 스낵 과자(14.2%), 커피(15.6%)가 많이 올랐다. 농산물과 수산물도 전월보다 더 많이 올랐다. 전월 0.2% 내렸던 농산물이 2월에는 1.3% 올랐고 이 중 채소류가 7.4% 상승했다. 수산물도 전월(7.8%)에서 2월 8.3%로 상승 폭을 키웠다.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전기·가스·수도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전기·가스·수도는 28.4% 올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료가 29.5%, 도시가스료가 36.2%, 지역 난방비가 34.0% 각각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전월(5.0%)보다 상승 폭이 낮아졌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5.5% 올랐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를 기록하면서 작년 4월(4.8%) 이후 10개월 만에 4%대에 진입하는 등 잠시 주춤하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되는 모습”이라며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있지만 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요 먹거리 가격안정을 위해 정부도 식품 원재료 관세 인하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도 생산성 향상 등 원가 절감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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