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 기업의 수는 300만개에 육박한다. 전체 중소기업의 40%가 넘는 수준이다. 시흥시에서는 지난 2월 북부여성기업인협의회가 출범했다.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주선 삼호정밀 대표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협의회 운영을 약속했다.
삼호정밀은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1차 부품을 생산하는 작은 업체지만 그의 열정만은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350가지가 넘는 생산 제품을 박 회장이 그림 그리듯 모두 머릿속에 넣고 있다.
박 회장이 처음부터 회사의 대표직을 맡았던 것은 아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남편의 사업체가 위기를 맞았을 때 재기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박 회장은 공장이라는 곳에 처음 발을 내디뎠던 그때를 기억한다. 큰 소리를 내면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연쇄 부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투자자들을 설득하느라 밤낮없이 고군분투했다.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를 수년, 회사는 점차 안정을 찾았다.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서 박 회장은 ‘신뢰’라는 기업 운영의 키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는 “생산하는 제품도, 사람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부품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목숨과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언제나 ‘하자 제로’를 유념하자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업 운영철학이 통한 걸까. 작은 부품업체인 삼호정밀의 수상 이력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시흥시장상, 국세청장상 등 화려하다. 지난 2019년에는 백년소공인으로 선정돼 숙련기술에 대한 우수성과 높은 성장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새롭게 출범한 여성 기업인들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양한 사업을 발굴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업인들이 앞장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정된 사업체, 평안한 가정. 이제 손에 넣은 여유로운 현실을 누릴 만도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시흥북부여성기업인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21명의 여성 기업인이 상호 협업하며 여성 기업의 저력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박 회장은 “유연함과 탄력성이야말로 여성 기업인의 강점”이라며 “시흥북부여성기업인협의회가 코로나19와 경기 침체의 어려움을 벗고 시흥시 지역경제가 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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