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7박9일 출장 계획... 관광지 방문·경비 1억 달해
인천 미추홀구의회 소속 구의원 전원이 오는 5월에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전원 출장으로 민의(民意)의 기관인 구의회의 공백은 불가피한데다, 매일 관광지 방문에 구의원들의 단합을 위한 목적까지 있어 외유성이란 지적도 나온다.
7일 구의회에 따르면 최근 공무국외심사위원회를 열어 15명의 구의원 전원이 5월9~17일 7박9일짜리 독일과 스웨덴을 찾는 ‘2023년 미추홀구의회 공무국외출장 계획서’를 심의, 확정했다. 이번 해외출장은 구의원들의 보고서 작성을 지원하는 의회사무국 직원 4명까지 포함해 모두 21명이 함께하며, 경비는 1억5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역 안팎에선 해외 출장에 구의원 전원이 참여한 것에 대해 의회 공백 우려가 나온다. 통상 대부분의 지방의회는 상임위원회별로 전문성에 맞춰 정책연구를 위한 해외출장을 나간다.
이 때문에 심사위에서도 15명 전원의 해외출장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위원은 “상임위별 출장이 아니라, 다 같이 가는 특별한 이유가 뭐냐”고 질문했다. 이에 한 구의원은 “그동안 15명이라 협동이 부족했다”며 “처음이기도 하니 1번에 다 같이 가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구의원들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하이델베르크, 뮌헨을 비롯해 스웨덴의 스톡홀름 등의 유명 관광지 방문 일색이라 외유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구의회가 심의위원회에 제출한 계획서에는 공식방문 일정이 대부분 1일 1곳만 가며, 나머지는 시내 견학과 박물관 등의 관람 등의 일정으로 짜여있다. 심지어 슐로스베르크라는 전망대에서 시내 전경도 감상하고, 유명 호프가든 등에서 만찬도 한다. 6일째에는 스톡홀름 시청사를 방문하지만, 가이드와 같이 단순 방문하는 투어다.
반면 부평구의회는 ‘부평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조례’를 통해 여행에 참여하는 인원과 목적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다. 조례에 따라 공무국외여행 인원은 목적에 맞는 필수 인원이어야 하고, 개인별 임무를 분담하는 등 경제성 있고, 조직적인 국외여행을 꾸려야 한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의회의 해외출장시 인원, 일정, 장소까지도 모두 의정 활동의 목적에 적합해야 하는데, 이번 미추홀구의 출장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심의위에서 철저히 심사해 걸러내야했다”며 “의회의 공백은 곧 믿고 뽑아준 주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배상록 미추홀구의회 의장은 “의원 15명이 모두 참여하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도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지역에 필요한 선진지를 견학하고 의정 활동에 참고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가는 것 뿐, 외유성은 아니”라고 했다.
또 이관호 구의회 부의장은 “초선의원 70%라서 같이 견문을 넓혀야 한다는 의미”라며 “개인적 사정에 의해 모두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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