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체육회에는 54개 정회원 단체를 비롯해 69개 종목단체가 가입돼 있다. 이들 종목단체들은 회장단의 출연금 또는 종목에 따라 승단(승급)비, 회비, 선수등록비, 그리고 각종 보조금 등으로 운영된다. 과거 기업인 단체장이 체육계에 많았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사건 이후 참여가 현저히 줄었다.
체육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다 본의 아니게 곤욕을 치르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기업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윤 추구와 사업의 번창이다. 이런 가운데 자의든 타의든 체육계와 인연을 맺고 사재를 털어 종목단체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 아무런 반대급부도 없이 종목단체를 오랫동안 지원하고 있는 단체장들도 아직 많다. 연간 수천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지원하는 단체장도 여럿 있다. 이들 대부분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다. 경기체육 발전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원하는 이들은 존경 받아 마땅하다.
여러 이유로 기업인들이 체육계에 등을 돌리는 가운데 최근 한 종목 단체장을 맡은 기업인의 언행이 신선하다. 경기도조정협회장으로 선출된 안교재 ㈜유연에이에프 대표다. 지인의 권유로 생소한 단체를 맡은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노력하는 선수·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당선 다음 날 거액을 출연하고, 막바로 선수·지도자들과의 스킨십에 나섰다.
그는 제품 생산 없이도 연간 2천만달러를 수출하는 능력 있는 기업인이다. 그의 성공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체육 발전을 위해 팔을 걷은 용기를 논하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거나 용기를 내지 못해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인의 사회적 책무와 진정한 용기가 있다면 쉽게 해답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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