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차원에서 당권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성남 분당갑)과 만나 통합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회동은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닷새 만에 이뤄진 것으로, 세 명 경쟁자(안철수·천하람·황교안) 중 안 의원과 처음 만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안 의원과 20분가량 회동했다. 회동에는 새로 인선된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과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김 대표는 “전국 순회하시는데 중간에 일정을 비우고 일부러 와주셔서, (제가) 직접 찾아봬야 하는데 오신다고 하셔서…”라며 안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전당대회를 마치자마자 (안 의원이) 바로 글을 올리시면서 큰 틀에서 하나가 돼서 내년 총선을 위해서 힘을 합치자고 말해주셔서 아주 큰 격려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안 의원은 "다시 한 번 당선을 축하드린다”면서 “지금부터는 당이 화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드리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안 대표님께서 오랫동안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신 선거 최고 경험자니까 선배님이 가르쳐주시면 잘 배워서 실천하겠다”고 예를 갖췄다.
김 대표는 특히 “선거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한 식구·한 가족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자산을 가진 안 대표님을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안 의원은 “당내 경선이니까요”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대표의 ‘울산 땅’ 의혹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행정관들의 선거개입 의혹’ 등을 놓고 충돌했었다.
안 의원은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첫째는 치열한 경선 과정 후 당선됐으니 김 대표 체제가 안정화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드렸다”면서 “두 번째는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가 중요한데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당의 역할이 중요하고, 제대로 된 민심을 용산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그게 기본적으로 우리가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는 말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 의원은 ‘수도권 승리’와 관련, “민심을 제대로 반영 못한 정부는 항상 실패했다, 이번 전대는 100% 당심으로 하다 보니 민심과는 좀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면서 “제대로 민심을 파악하고 그걸 제대로 전달하고 거기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민심에 맞는 정부 운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안 의원이) 김 대표 체제가 튼튼해지고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드렸다”며 “민심을 잘 녹여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향후 중도 외연 확장, 수도권에서 승리를 위해 안 의원이 가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좀 더 정리한 다음에 만나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이야기됐다. 앞으로 안 의원과 총선 압승을 위해 많은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김 대표가 안 의원에게 과학기술특위 위원장을 제안했으나 안 의원이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 대선, 국회의원 선거, 전당대회 등 연속해서 이어지는 선거 때문에 많이 지쳐 있어 재충전한 다음에 구체적인 역할을 맡아 하겠다고 고사했다고 김 대표가 전했다.
김 대표는 14일에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며,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회동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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