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마니산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지역 국회의원이 주민들에게 홍보성 문자를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재난을 이용한 정치 홍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인천 강화군 주민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강화·옹진)은 지난 26일 마니산 산불과 관련해 강화군민 2천여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배 의원은 ‘마니산 화재, 헬기 10대 지원 요청, 엄준욱 인천소방본부장께 강화군과 함께 최선을 다 해 불꺼달라고 요청’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또 ‘헬기 14대 산불진화, 산림청, 소방청, 강화군 공동 작업 중 안전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내용을 보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역 안팎에선 국회의원이 재난을 정치 홍보에 이용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신이 소방 관련 인사들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국회의원이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 지원하고 챙기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이어 “산불과 관련해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자화자찬식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등 재난을 자신의 정치 홍보에 이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배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구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주민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니산 화재 또한 관계 기관에 협조를 요청한 내용과 주민 안전을 알리는 문자이며, 홍보성 문자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26일 오후 2시44께 인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마니산에서 불이 나 축구장 30개 면적에 달하는 산림 22만㎡가량이 탔다. 화재 현장 주변에는 국보급 문화재가 있는 사찰과 민가가 가까이 있어 산림·소방 당국은 경보령을 발령한 뒤 14시간 만인 이날 오전 8시께 큰 불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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