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도유원지 개발 방향 전환...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2008년 12월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 일각에서 거창한 기공식이 열렸다. 당시로서는 국내 첫 테마파크인 ‘송도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사업이 요란한 폭죽소리와 함께 첫발을 뗀 것이다. 그러나 그뿐, 이후 송도테마파크 사업은 엎치락뒤치락만 거듭하며 여전히 황무지로 남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도 있었지만, 근본 원인은 사업성이 따라주지 않아서였다. 이후 15년이 흐르면서 송도테마파크는 인천의 ‘뜨거운 감자’이면서 해묵은 숙제로 남았다. 최근 인천시가 다시 이 숙제 해결에 나섰다고 한다. 테마파크 플러스 아파트라는 기존 개발 콘셉트를 우회하는 방식이다. 명분은 인천의 투자유치 용지 부족난이다. 송도유원지 일대 상당 면적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첨단산업을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인천경제청이 송도유원지 일대 2.67㎢를 경제자유구역(IFEZ)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부족한 투자유치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가칭 송도국제도시 능허대 첨단바이오클러스터다. 테마파크 사업이 예정된 부지에 대우차판매 부지의 도시개발사업(공동주택 건설)을 옮겨온다. 도심형 테마공원과 온실수목원 등 대규모 공원 조성과 함께 추진한다. 그 대신 도시개발사업 부지 132만㎡는 첨단산업용지 2개 단지와 산업지원용지 1개 등으로 용도를 바꾼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테마파크 사업이 사실상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첨단산업용지에는 바이오 산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기업들을 유치한다. 인천경제청은 부영주택이 추진 중인 도시개발 사업과 테마파크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장기간 멈춰선 이들 사업에 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을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7월께 이 같은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용역도 발주한다. 테마파크 사업 백지화에 대한 대안도 찾고 있다. 당초 이곳 도시개발사업은 테마파크가 전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송도 석산에 관광체험형 시설을 짓거나 축구장 47개 면적의 동양화학 유수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이다. 인천시는 도시개발사업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과감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는 전략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벌써부터 시의회에서는 주민들은 여전히 테마파크 조성과 송도유원지 활성화를 원한다며 시정 불신을 경고하고 나섰다. 특혜 시비도 나올 것이다. 투자유치 용지가 부족하다는 것은 인천의 복이다. 송도유원지 일대를 인천을 살찌우는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바꾸려면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할 것이다. 특혜 시비를 미리 차단할 만큼의 정교한 초기 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성패는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달려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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