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개인전 ‘HALO’, 한올한올 엮고 이어가는 삶의 여정과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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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철 作. 'About wish'

 

전시나 아트페어 때마다 큰 인기를 모으는 김순철 작가의 개인전 ‘HALO’가 서울의 갤러리 그라프에서 4월23일까지 열린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한국화와 현대미술 사이를 조화롭게 확장시켜 글로벌리즘을 실현해 가고 있다.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받고 국립현대미술관에 입성하며 현대 한국화의 변화된 양상을 보여주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김 작가의 작업 명제는 ‘About wish’다. 요철감 있는 두툼한 한지 위에 꽃·의자·항아리 등의 형상을 압인한 후 채색과 바느질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작품의 색채·형태·구성은 하나의 상징적 표상의 오브제가 돼 전통적 소재로 지반을 다지며, 붓 터치를 묘사하는 촘촘한 바느질선으로 작품을 그려나간다.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그림을 그리는 ‘회수(繪繡)’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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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철 作. 'About wish'

 

김순철 작가는 “동양화에선 선을 중요시 하는데, 그 선을 어떻게 독창적이면서 활동적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다 바늘땀을 생각해 냈다”며 “화면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확산되는 바느질 흔적은 주변과의 연결 또는 소통을 의미하며, 일상의 운율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한 올 한 올 엮고 이어가는 작업은 개인의 삶의 여정과 소망을 수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화면 속 사물 자체보다 느리게 반복되는 작업 과정을 중시한다. 긴 시간 몰입하다 보면 뭔가 비워내게 되고 편안함을 준다. 그녀에게 작업은 치유이고 명상이다. 작품은 인내와 노고의 결실이다.

 

장인(匠人)의 인고가 배어있는 그의 작품은 단색조의 화면을 통해 우아한 고졸미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차분하게 정제된 컬러 외에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밝은 컬러의 작품들이 선보여졌다. 정갈하면서도 세련됨 미감, 바탕의 무(無), 그리고 화면 중앙의 유(有)는 그 자체 이미지로 절대적 회화의 ‘후광효과(halo effect)’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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