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천조원' 돌파…절반 이상 '다중채무자'

한국은행,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 제공

 

최근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3일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국 자영업자의 대출은 1천19조8천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 수치는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종류별로 보면 사업자대출이 671조7천억원으로 가계대출(348조1천억원)보다 2배가량 많았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1천14조2천억원) 처음 1천조원을 돌파한 뒤 계속 늘어 4분기에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증가율(0.6%)은 3분기(2.0%)보다 낮아졌다.

 

문제는 이자다. 지난해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벌어지면서 대출금리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자영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분을 추산(작년 4분기 말 변동금리 비중 추정값 72.7% 바탕)한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p) 높아지면 전체 이자액은 1조9천억원, 1인당 평균 연이자는 6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1.50%포인트 오르면 1인당 증가액은 362만원까지 늘었다.

 

예를 들어 지난 1년 반 사이 기준금리 인상 폭(3.00%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뛰었다면, 이자는 산술적으로 724만원 추가됐다는 의미다. 

 

특히 전체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절반 이상(173만명·56.4%)은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6명이 더 이상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한계 차주인 수준이었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천억원)를 다중채무자가 차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작년 4분기 말 기준 4억2천만원으로 예상된다.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 역시 일반 자영업 대출자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금리가 0.25%포인트, 1.50%포인트 인상되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연이자는 76만원, 454만원씩 불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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