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오께 인천 부평구의 롯데시네마 입점 건물에서 큰 불이나 건물 한쪽 벽면을 모두 태우고 화재 발생 2시간43분만에 진화됐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날 처음 불이난 1층 상가에서 난 불은 고작 3분만에 롯데시네마 입점 건물 1층에서 14층까지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외벽 자재인 샌드위치 패널 등이 불쏘기개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연성 외장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1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 롯데시네마 바로 옆 건물 1층에서 불이 나 바로 옆 14층짜리 극장 입점 건물과 인근 건물 2개동 일부가 탔다.
화재 당시 이 건물 14층의 모델하우스에는 직원 및 손님 60~70명이, 6~10층 극장에는 관객 20명과 직원 5명 등이 있었고, 화재 경보를 듣고 비상계단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오전 11시51분께 극장 건물 바로 옆 건물 1층 식당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당시 불길은 이미 극장 입점 건물 고층부까지 번진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다른 건물에서 시작된 화재가 이처럼 번진 원인으로 가연성 외장재를 지목했다. 인근 건물에 가연성 외장재가 있는 것은 물론 해당 건물 외벽 역시 불에 잘 타는 소재인 ‘샌드위치 패널’과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1년 3층 이상 또는 높이 9m 이상 건축물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과 드라이비트 공법 대신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료로 짓도록 건축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극장 건물은 2005년에 지어져 이 같은 법을 적용받지 않았다.
아직 인천에는 이처럼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고층건물 23개 동이 남아 있고, 고층건물(30층 이상)에 들어가지 않는 낮은 층수의 건물까지 포함하면 가연성 외장재 사용 건물은 더 많을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재난과학과 교수는 “보통 낮은 층에서부터 불이 위로 번지기 때문에 법의 적용을 받지 않더라도 낮은 층의 외벽만이라도 불연재료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119 화재 신고 접수 30분 만인 낮 12시21분께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펌프차 등 장비 73대와 인력 162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했다. 이어 오후 1시57분께 큰 불길을 잡았으며 화재 발생 2시간43분 만인 오후 2시36분께에는 완전히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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