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되나요?" 소상공인, 카드 단말기 교체 고심

바꾸는 비용 20만~25만원선... 업주 “얼마나 매출 늘어날지”
젊은층 많이 찾는 매장 고심

4일 수원특례시의 한 커피숍에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NFC 카드 단말기가 비치돼 있다. 이은진기자

 

#1. 수원특례시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임향미씨(54)는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 이후 20만원 가량을 들여 카드 결제 단말기를 교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 푼이 소중한 상황이지만, 소수의 애플페이 손님마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2. 반면 시흥시에서 바틀샵(주류 판매점)을 운영하는 조용훈씨(39)는 애플페이에 다소 시큰둥한 반응이다. 조씨는 “아직까지 애플페이를 찾는 손님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애플페이 말고도 이미 국내에 다양한 결제수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굳이 카드 단말기를 교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은 애플페이 수요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을 고심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서비스는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가 호환 단말기를 보유한 매장에서 실물카드 없이 휴대전화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현재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NFC(근거리 무선 통신) 단말기는 백화점·마트·편의점·프랜차이즈 카페 등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보급돼 있다.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기존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의 카드 단말기에서 NFC 단말기로 교체하지 않으면 애플페이 결제가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단말기 교체 비용이 평균 20만~25만원에 달하는 데다, 아이폰 유저 중 현대카드 사용자만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한 탓에 소상공인들은 단말기 교체에 따른 매출 증대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 매장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20만원이 넘는 비용을 추가로 들여 애플페이 결제 인프라를 마련한다고 한들, 투입한 비용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애플페이의 도입을 두고 도내 자영업자들은 ‘선제적으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의견과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본다’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애플페이 도입 초기다 보니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기대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젊은 세대의 결제 수단이 기기를 따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애플페이는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서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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