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는 이유로 방치… 길 잃은 ‘조기 발병 치매’ 환자

치매안심센터 ‘노인 치매’ 집중 케어... 도내 46곳 중 7곳만 ‘초로기’ 지원
돌봄 사각지대 발생… 생계 등 ‘막막’... 전문가 “국가·지자체의 관심 필요”
道광역치매센터 “운영현황 등 파악”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음) 이미지투데이

 

조기 발병 치매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케어할 쉼터 등 지원 제도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치매안심센터의 지원 대상이 노인성 치매 환자와 가족에 맞춰져 있어 조기 발병 치매 환자에 대한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조기 발병 치매(이하 초로기)는 만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뜻한다. 2020년 기준 경기도내 치매 환자 수는 17만5천709명으로, 이 중 초로기 치매 환자는 10.4%(1만8천279명)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전국 초로기 치매 환자 수는 2009년 약 2만명에서 2020년 약 8만2천명으로 10년 사이에 4배 이상 늘었다.

 

초로기 치매의 경우 노인성 치매보다 뇌 손상 진행 속도가 빠르고 사회적으로 경제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발병해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사회적 부담이 크다.

 

50대 남편이 초로기 치매 판정을 받았다는 지미선씨(가명·55)는 “집안 가장이었던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한동안 무력감에 빠져 집안에서만 생활했다”며 “고등학생 자녀 2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집 근처 식당 일을 구했지만, 남편 혼자 집에 두고 가는 것도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 초로기 치매 환자 지원을 포함한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1~2025)’을 발표하고 초로기 치매 환자에게 특화된 쉼터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도내 치매안심센터 46곳 중 초로기 치매 환자 대상으로 쉼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은 김포시 부천시 등 7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로기 치매 환자를 위한 전담 쉼터를 운영하는 곳은 시흥시 단 1곳뿐이었다.

 

더욱이 초로기 치매 진단과 추적이 대부분 의료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환자 수가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2020년 기준 전국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초로기 치매 환자는 7천745명으로 전체의 9% 정도다.

 

강동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초로기 치매의 경우 젊은 나이에 발병하고 악화 속도가 빨라 환자와 가족들이 좌절감을 경험하는 강도가 크고 우울감이 높다”며 “이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기도광역치매센터 관계자는 “상반기 중으로 초로기 치매 환자 현황과 각 시군 치매안심센터의 사업 운영현황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며“경기도와 함께 초로기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를 갖고 사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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