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중에 이렇게 아름답고 편안하고, 카페 같은 화장실은 없다고 생각한다. 4개층의 색깔을 고르고 수십번의 회의를 거치면서 현장을 챙겼다. 공사 내내 사용자(학생) 관점에서 끊임없이 잔소리했다. 결과가 좋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화장실부터 간다. 아이들 말로 ‘화장실이 인생샷 맛집’이 된 거다.”
부천 소명여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심지영 위원장의 이야기다.
‘학교에 드나드는 학생들에게 화장실 어떠냐’는 질문을 하면 여지없이 ‘엄지 척!’을 하며 최고라고 외친다. 그리고 얼굴이 밝다.
요즘 부천 관내 중학교 가운데 소사동 소재 소명여중 화장실이 요즘 핫이슈다. 이렇게 명실상부 유명한 ‘핫한 화장실’이 탄생한 배경에는 세 명의 학부모 역할이 컸다.
주인공은 소명여중 심 위원장과 당시 학부모회 김현태 회장, 이화영 운영위원 등이다. 보통 학교에 화장실 공사 예산이 배정되면 누구나 잘 아는, 아주 보통의 화장실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소명여중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은 달랐다.
소명여중은 그동안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학생들이 좌식 변기를 사용하면서 큰 불편을 겪어 왔다. 하지만 9억원이라는 화장실 개선 예산이 배정되면서 일이 시작됐다.
학교에 최초 디자인이 납품되면서 화장실 개선을 위한 학교장과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소명여중 화장실 개선을 위한 임시 위원회가 꾸려졌다.
여기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고 앞서 학교는 실제 사용자인 학생들의 화장실 사용 요구사항 파악에 들어갔다. 학생들의 의견은 대부분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으로 밝고, 냄새가 없는, 그리고 깨끗한 화장실로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부모위원회 개입도 구체화했다. 공사 시작 전까지 디자인을 놓고 모두 여덟 번의 회의가 열렸다. 심 위원장은 ‘사진 맛집으로 아이들의 쉼터’가 될 수 있는 화장실 디자인을 요구했고 반영되는 과정을 살피고 개입했다. 이렇게 고민이 모인 디자인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올해 3월에 마무리됐고 개학과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 3개의 라인, 4개층별로 다른 화장실 콘셉트를 갖출 것을 요청했다. 한 개 라인을 예로 들면 1층 남자 화장실은 연두색, 여자 화장실은 살구색으로, 2층은 민트색, 3층은 푸른색으로 설계됐고 4층은 ‘분홍 분홍’하게 꾸며졌다. 소명여중은 이제 콘셉트가 전혀 다른 9개의 화장실이 탄생한 것이다.
심 위원장은 “사실 경기도 학교 전체의 화장실 화변기 문제를 지적했던 정재현 전 부천시의원, 문제를 파악하고 직접 현장을 조사했던 홍진아 전 부천시의원, 경기도교육청의 예산 배정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챙긴 이진연 전 경기도의원의 노력이 고마웠다”며 예산 확보에 힘을 써준 전 의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현태 학부모회장은 “공공시설 최고의 화장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서 보면 학생들의 화장실 사랑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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