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준공영제 시내버스, 수지율 반토막 났다

도입 8년 만에… 경영 악화 심각, 이용률 낮아지고, 인건비는 올라
市 부담만 늘어… 혈세 낭비 지적... “경영·서비스 개선 등 정상화 노력”

인천 시내버스. 경기일보DB

 

인천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의 경영 상태가 준공영제 도입 이후 8년여만에 반토막 나는 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시내버스 이용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은 낮아진 반면, 기사 인건비와 기름값 등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수지율 하락으로 인천시의 혈세 투입만 늘어나는 만큼,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요금 인상 등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시가 시내버스의 연도별 운송수지를 분석한 결과, 준공영제를 도입한 2016년 시내버스의 총 수입은 2천976억원인 반면 운송원가는 기사 인건비 1천924억원과 연료비 615억원, 기타 1천5억원 등 3천544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른 총수입을 운송원가로 나눈 수지율은 84%다.

 

하지만 시내버스 수지율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에는 50% 밑으로 떨어지며 8년여만에 사실상 반토막 났다. 수지율은 2017년 75%, 2018년 72%, 2019년 68%, 2020년 52%, 2021년 50%, 지난해 48%다.

 

이 같은 수지율 하락의 이유는 우선 시민들의 시내버스 이용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이 감소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시내버스의 총수입은 2016년 2천976억원에서 2018년 2천77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천518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분석한 인천시민의 교통 분담률 중 버스는 14.4%에 그친다. 즉 시민 100명 중 14명만 버스를 타는 셈이다. 승용차는 41.3%에 이르고 철도(지하철)은 8.5%다.

 

버스의 교통 분담률은 2016년 20.4%에서 7년만에 6%p 감소했다. 시는 이를 인천지역에 인천도시철도 1·2호선, 수인선 등 정확한 시간에 오가는 지하철이 자리 잡으면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 기사들의 인건비 증가도 이 같은 수지율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인건비는 2016년 1천924억원으로 전체 운송원가의 54.3%를 차지했는데, 2018년에는 2천170억원으로 56.4%로 치솟더니 지난해에는 3천26억원으로 57.3%까지 늘어나고 있다. 인천 시내버스 기사의 1개월 급여(간선버스 3호봉 기준)는 2019년 393만원에서 2020년 438만원, 2021년 454만원, 지난해 482만원까지 올랐다. 해마다 5~8%씩 인상이 이뤄져왔다.

 

또 연료비도 2016년 615억원으로 전체 운송원가의 17.4%를 차지했지만 이후 계속 가격이 상승하더니, 지난해에는 1천87억으로 운송원가의 20.6%까지 올랐다.

 

석종수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부장은 “가뜩이나 시민의 시내버스 이용은 줄어 수익은 감소하는데, 시가 준공영제로 인건비 등을 보존해주다보니 수년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고 했다. 이어 “이처럼 수지율이 악화하면 시의 재정지원은 덩달아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내버스 업체들이 준공영제에 의존만 할 것이 아니라 경영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요금 인상 등을 통한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시내버스 교통 분담률이 떨어지면서 막대한 예산을 들였는데도 준공영제의 효과가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내버스 운송수지를 높일 수 있도록 요금인상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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