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송영길 출국금지…피의자 신분 전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뒤 조기 귀국했다. 장용준기자

 

검찰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출국을 금지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송 전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최종 수혜자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송 전 대표가 수사 초기 귀국 여부를 결정하지 않다가 당의 요청이 이어지면서 귀국한 사정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파리 현지의 기자회견에서 '다시 프랑스에 들어올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었다. 

 

검찰은 2021년 3월부터 5월 사이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 등이 공모,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과 대의원 등에게 9천4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관련 인사들이 모두 송 전 대표의 선거캠프에 있었을 뿐 아니라 금품을 마련하고 제공한 목적이 송 전 대표의 당선에 있었다고 보고 있다. 송 전 대표도 이런 과정을 알고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강 전 위원을 이날 다시 소환, 보강수사를 벌이는 등 관련자들을 조사한 뒤 금품을 받은 국회의원을 특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검찰은 최종적으로 송 전 대표를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보강수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녹취 파일'이 핵심 증거다. 이 녹취에는 강 전 위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돈 봉투를 지역본부장들에게 나눠준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자 ‘잘했다’고 격려했다고 말한 내용 등이 있다. 

 

또 이 전 부총장은 강 전 위원에게 "'송(영길)이 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묻더라"고 말하는 내용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 전 대표는 국민의 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송 전 대표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 자동으로 피의자 신분이 됐다. 

 

이 시의원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에 보도되는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송 전 대표가 최종 위치에서 돈 봉투 조달을 지시하고 직접 돌린 것이 명백하다"며 “송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될 목적으로 불법 자금 조달을 지시하고 이를 제공한 행위는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취재진에게 “모든 책임을 제가 지겠다고 말한 것처럼,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검찰은 주위 사람들을 불러 주변을 돌기보다는 (검찰이) 오늘이라도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고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돈 봉투를 모르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도착했으니까 상황을 파악하겠다”면서 “제가 모르는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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