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검찰 자진 출석 무산..."날 구속하라"

檢, '조사 일정 정해지지 않아' 로비에서 돌려보내
宋, "주변 괴롭히지 말라...비겁하게 살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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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출입이 거절되자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 검찰에 자진 출석했으며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예고한대로 2일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했으나 검찰은 조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청사 로비에서 돌려보냈다. 

 

검찰은 전날 송 전 대표의 자진 출두 계획에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내일 나가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다른 일반 국민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형사절차와 맞지 않는다"며 "수사팀 일정에 따라 (내일) 조사는 안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착 10여분 뒤 청사 밖으로 나온 송 전 대표는 취재진에게 미리 준비한 A4용지 5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었다.

 

송 전 대표는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검찰은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 시작 전 피의사실이 유출돼 매일매일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는 행태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일주일 동안 말할 수 없는 명예훼손과 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까지 피의사실을 기정사실로 하는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며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리와 형사소송법상 공판중심주의 등 모든 원칙을 위반하는 위험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송 전 대표는 "제가 제 발로 파리에서 한국으로 오지 않았느냐"며 "한번 살다 죽는 목숨이다. 권불 5년이다.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도 말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의 금품 수수 혐의를 수사하던 중 송  전 대표가 출마했던 전당대회에서 경선캠프 관계자 및 국회의원·대의원 등에게 금품이 살포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확보한 이 전 부총장의 녹취록 등을 바탕으로 윤관석(인천남동을)·이성만(인천부평갑) 의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근감사위원 등이 공모,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대의원 등에게 9천4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녹취록 등을 통해 전당대회 금품 살포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던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민주당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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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출입을 제지당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그러나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의 전·현 주거지와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1일 송 전 대표의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 상황실장 등의 주거지 3~4곳에 수사팀을 보내 경선 과정의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기존에 확인된 9천400만원 외에 추가로 더 많은 자금이 전당대회에서 사용됐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2~4월 사이 먹사연에서 모금한 기부금은 1억4천여만원이었다. 같은 해 기부금 총액은 3억7천여만원이었다.

 

특히 검찰은 경선캠프 자금 담당자 박모씨가 먹사연에서도 회계 업무를 담당했을 뿐 아니라 박씨가 최근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던 사실 등에 주목하고 있다.

 

먹사연에 대해 수사에 대해 송 전 대표는 이날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먹사연 회원이자 고문으로서 회비와 후원금을 냈지, 한 푼도 먹사연의 돈을 쓴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금품을 제공한 공여자, 금품 수수 국회의원, 먹사연과 경선캠프 관계자 등을 조사한 뒤 송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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