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 바쁜 예술인… 인천시 지원서 ‘소외’

지역 창작공간 43곳 중 13곳뿐
안팎서 공공기관 개방 등 요구에... 市 “문제 해결 TF 구성할 예정”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인천 공공기관에서 지원하는 문화예술창작공간의 실제 사용 공간은 43곳(0.592%)으로,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하는 예술인들이 여가시간 등에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인천시의 각종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 사업에서 정작 인천지역 문화예술인은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문화예술인 대부분은 생업을 유지하면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다보니, 상주를 기본으로 하는 시의 공간 지원 등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16일 시가 인천지역 문화예술창작공간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문화예술창작공간 43곳 중 인천지역의 문화예술인이 이용하는 곳은 고작 13곳(17.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은 지난해 기준 전체 공간 22곳 중 인천 문화예술인이 이용 중인 곳은 단 3곳(13.6%) 뿐이다.

 

시는 인천아트플랫폼·우리미술관·숭의평화창작공간·아라뱃길 예술나루레지던시 등 총 4곳에 문화예술창작공간을 만들어 해마다 입주작가를 선정해 공간을 제공하고, 전시 및 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의 문화예술창작공간이 문을 연 지난 2010년부터 공간 지원을 받은 인천지역 예술인은 고작 114명으로, 전체 누적인원 424명 중 26.9%에 그친다.

 

시는 이 같은 결과는 인천지역 문화예술인 대부분이 생업을 이어가려 아르바이트 등을 하다보니, 시의 문화예술창작공간 지원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 시의 문화예술창작공간 지원 사업 대상은 이미 예술 관련 사업장에서 일을 하거나, 1개월 동안의 최소 일수 사용 등의 제한을 두고 있다.

 

인천에서 발레를 전공하는 김지연씨(35)는 “생활비로 쓸 수입이 부족해 발레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며 “공연을 준비하려 문화예술창작공간 대여 사업을 알아봤지만, 9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하는 사람은 신청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공간을 빌리려고 생계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무용을 하는 장민아씨(52)는 “무용팀원 다들 직장인이라 남는 시간을 쪼개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입주 예술인에게만 안정적인 공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입주 예술인을 신청하고 싶지만, 생계를 위해선 학교의 방과후활동 강사 일을 그만 둘 수는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서는 시가 예술 공간의 확충과 함께 생업과 병행하는 문화예술인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폭넓은 공간의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영범 건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우선 문화예술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먼저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의 다양한 공간을 개방해 문화예술인의 공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문화예술창작공간에 대부분 인천 작가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번에 실태조사를 했다”며 “이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문화예술창작공간 전체를 두고 지역 예술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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