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국소년체전 피날레 앞두고 '토론회'... 실효성 의문

전국소년체전 마지막날 치러져 ‘반쪽 토론회’·‘전시행정’ 우려
종목 관계자 “전쟁터에 어린선수들 남기고 어떻게 행사 가나”

경기도가 전국소년체육대회 기간 중 경기체육 활성화 토론회를 개최해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 제69회 경기도체육대회 개회식 모습. 경기일보DB

 

“전쟁터에 나가 싸우다 말고 토론회 참석을 위해 어린 병사들만 남기고 돌아오라는 말입니까.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해도 현실을 외면한 전형적인 전시행정이 아닌가 싶네요.”

 

경기도가 오는 30일 ‘경기체육 활성화를 위한 맞손토크’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종목단체 관계자들과 도내 체육인들은 도의 일방적인 토론회 개최에 불만을 토로했다.

 

24일 도와 도체육회에 따르면 김동연 도지사와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 경기도체육회장을 비롯, 종목단체 및 시·군체육회 사무국장, 선수(일반, 프로, 학생), 경기도를 빛낸 스포츠스타, 장애인선수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체육회관에서 ‘경기체육 활성화를 위한 맞손토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체육정책 관련 현안을 공유하고 선수들의 건의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지난 민선 1기 때 도, 도의회와 갈등을 빚은 도체육회와의 관계 정상화 및 민선시대 유기적인 관계 정립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기 때문에 체육계가 반발하고 있다. 토론회가 열리는 이날은 지난해 서울시에 정상을 내주고 와신상담 하며 종합우승을 되찾기 위해 출전한 경기도 초·중학교 꿈나무 선수 800여명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은 경기도가 서울시와 16개 종목에 걸쳐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불허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육회 수장과 각 종목단체 임원들을 불러들여 토론회를 하는 것은 아무리 취지가 좋다해도 현실을 외면한한 처사라는 여론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사님 일정으로 인해 소년체전 기간인줄 알고 있지만 다른 날짜를 잡을수 없어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체전에 참가 중인 종목 관계자들을 제외한 체육인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과관련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긴급 상황도 아니고 전국규모 종합대회가 없는 6~7월에 해도 되는데 반쪽 토론회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행사를 강행하려는 의도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더욱이 일선 지도자들은 초청 대상에서 빠져 있고 1시간의 토크쇼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년동안 경기체육의 기반이 무너져내린 가운데 이를 회복하려 몸부림치는 학교체육 지도자와 종목단체 임원들이 대다수 배제된 가운데 이뤄지는 토크쇼가 실효성이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