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토박이’ 신성이엔지, 과천 시대 선언

반도체 클린룸·이차전지 드라이룸으로 글로벌 도약

신성이엔지 과천 신사옥 모습. 신성이엔지 제공

반세기 동안 경기도에 뿌리를 내리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중인 경기도 지역토박이 기업이 있다. 안산과 성남에서 외형 성장을 이룬 뒤, 지난 4월 과천에 신사옥을 마련해 새 도약을 꿈꾸는 ‘신성이엔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성이엔지는 1977년 채소를 보관하는 창고 제조로 사업을 시작해 전세계 반도체 클린룸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이차전지 드라이룸으로도 사업을 확대한 신성이엔지는 과천 이전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를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어 업계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주목까지 끌고 있다.

 

■ 채소 창고부터 반도체 클린룸 제조까지…신성이엔지의 발자취

 

현재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의 선두주자이지만, 사업 시작은 채소를 보관하는 냉장 창고 제조부터 였다. 이후 선박용 제습기를 국산화하며 냉동 공조 및 제습 사업을 펼쳤고, 1980년대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게 ‘클린룸’ 국산화 제안을 받게 된다.

 

클린룸은 먼지가 극단적으로 적은 공간으로, 온도와 습도가 조절 가능한 공간이다. ‘티끌’ 하나 용납 않는 클린룸은 나노미터 단위의 반도체 공정의 핵심 요소다.

 

신성이엔지 FFU 모습. 신성이엔지 제공

 

1980년대에는 클린룸이란 개념조차 없었지만, 신성이엔지는 차별화된 공기 조화 기술을 바탕으로 1991년 클린룸 핵심 장비인 산업용 공기청정기 ‘팬 필터 유닛’(Fan Filter Unit, FFU)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다. 팬 필터 유닛의 누적 생산량은 지난해 6월 기준 2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전세계 클린룸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신성이엔지의 반도체 클린룸 구조. 신성이엔지 제공

 

또 신성이엔지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3D프린터와 IoT(사물인터넷) 등 기술을 접목,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FFU 등을 생산하는 용인의 스마트팩토리는 생산 공정 전반에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 기존 시설 대비 생산능력을 210% 이상 증가시키고 불량률은 97%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공장은 2017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대표 스마트 공장’,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K-스마트 등대공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 ‘과천 시대’ 선언한 신성이엔지…이차전지 드라이룸 사업 확대로 글로벌 기업 도약

 

이처럼 공기 조화 기술을 토대로 반도체 클린룸의 독보적 지위를 구가하던 신성이엔지는 지난 4월 과천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시작했다.

 

특히 정부종합청사 이전 등으로 수년간 지역경제 공동화 논란을 빚어온 과천시도 신성이엔지를 품에 안으면서 상당한 경제 효과 유발을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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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7일 오후 과천시 스마트케이B타워에서 열린 '스마트-K빌딩 준공식'에서 신계용 과천시장, 김진웅 과천시의회 의장,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 류덕희 경동제약 명예회장,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등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난 4월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6블록 스마트-K빌딩 준공식에서 “신성이엔지 등 입주 기업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천시도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신성이엔지는 ‘과천 시대’를 기반 삼아 이차전지 드라이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드라이룸’이란 이차 전지 등 배터리 생산 공간이다. 제습이 가장 중요한 드라이룸은 기존에는 외부 공기를 공급하는 일반 공조 설비를 활용했지만, 신성이엔지는 생산 중 발생하는 에너지와 공기를 재사용하는 방법인 ‘믹싱챔버’를 개발했다. 믹싱챔버를 이용하면 이차전지 제조 환경의 습도 조절이 용이하다.

 

신성이엔지 믹싱챔버 모습. 신성이엔지 제공

 

최근에는 전세계 9개국 10개 법인을 설립해 늘어나는 드라이룸 수요에 대응, 지난해 드라이룸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50% 성장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반도체 클린룸, 이차전지 드라이룸이 포함된 클린환경(CE)사업 부문의 신규 수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신성이엔지의 지난 1분기 CE사업부문의 신규 수주액은 약 1천400억원, 기(期)말 수주 잔고는 3천억원으로 분기 최대 잔고를 보유 중이다. 2분기부터 꾸준한 매출 성장세가 예상된다.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의 태양광 지붕 모습. 신성이엔지 제공

 

■ 신성이엔지, 친환경 분야 선도탄소 중립 노하우로 ‘RE100 솔루션' 제안

 

‘태양광 1세대 기업’으로서 태양광 전력을 자체 소비하는 신성이엔지는 일찍이 재생에너지를 채택하며, 고효율 태양광 모듈 제조 및 국내 기업들 대상 ‘RE100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신성이엔지의 용인 스마트팩토리 내 옥상 등 공간에는 태양광 모듈이 설치돼 있고, 공장 가동의 40%를 태양광 전력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연간 366t·누적 1천800t의 탄소 절감 성과를 얻고 있다.

 

신성이엔지 태양광 모듈이 제조되는 모습. 신성이엔지 제공

 

이러한 노하우는 국내 기업들에게 ‘RE100 솔루션’ 제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성이엔지의 RE100 이행방안 및 실적으로는 자가발전, REC거래 등이 있고, 최근 코웨이 등 기업들은 신성이엔지에게 RE100 솔루션을 제공받아 태양광 발전소 시공·발전 사업을 진행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태양광 제품으로 RE100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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