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윤 양평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다시 태어나도 소방관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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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을 20여일 앞둔 조형윤 양평소방서 지휘조사팀장. 황선주기자

 

“35년 가운데 11년을 양평소방서에서 근무했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떠나려니 섭섭한 마음이 큽니다.”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조형윤 양평소방서 지휘조사팀장(60). 퇴직을 20여일 앞둔 그는 많은 시간을 양평소방서 직원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한다.

 

‘소방공무원’을 해보라는 친구의 권유로 지난 1989년 소방관이 됐다. 부천과 김포시 등을 거쳐 지난 2011년 양평소방서에 부임했다.

 

조 팀장은 많은 화재사건을 진두지휘해 베테랑 소방관으로 불린다. 현장에서 위험 상황을 판단하고, 소방장비와 인력 배치 등 소방대원의 안전을 담당한다.

 

김포지역 골판지 공장 화재, 행주대교 붕괴, 부천 주유소 화재, 김포수난구조대에서 근무하던 동료가 배에서 전복되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일 등을 가장 슬펐던 순간으로 기억했다.

 

소방관이라면 떼려야 뗄 수 없는 ‘외상후 스트레스’를 5년째 겪고 있다. 

 

외상후스트레스를 겪는 후배들을 향해 조 팀장은 “일주일에 한 번 비공개 방식으로 진행되는 ‘찾아오는 심리치료’ 상담을 꼭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그를 두고 이천우 양평소방서장은 “(조 팀장은) 30여년간 화재 현장에서 대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며 현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 소방관”이라며 “현장에서 보여준 지휘력과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노고는 오랫동안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다시 태어나도 소방관을 할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방관으로서 자긍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구조대, 공흥119, 지휘팀 등과 함께한 강촌 워크숍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모두에 감사하다. 퇴직 후 자전거 여행과 사과 재배 등을 하며 지낼 것”이라고 퇴임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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