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서구, 대곡동 ‘무(無)인도 마을’서 대책 설명…주민 “반쪽짜리 대책” 지적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이 지난 4월14일 오후 인천 서구 대곡동 일명 ‘무(無)인도 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걷고 있는 모습. 이날 이 부시장은 마을 주민들의 주 통행로인 대곡로에 보행로 확보 등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황남건기자

 

인천 서구 대곡동의 도로가 보행로도 없어 위험천만(경기일보 4월12일자 7면)한 가운데, 인천시와 서구 등이 보행로에는 가드레일 설치 등으로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시와 구는 14일 대곡동 태정마을회관에서 주민 설명회를 열고 대곡동의 열악한 도로 환경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시 도시개발과, 시 종합건설본부 토목부, 구 도로과 등 담당자 8명과 주민 20여명이 참석했다.

 

시는 국지도98호선(도계~마전) 공사를 오는 2025년 12월까지 마쳐 주민들의 주 통행로인 대곡로를 오가던 차량들이 국지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국지도98호선이 대곡로 옆을 지나는 데다 도로가 비교적 넓기 때문에 차량이 이곳으로 옮겨 다닐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대곡로에 차량이 줄면 주민들의 위험한 보행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구는 대곡로에 900m 길이의 임시 보행로를 확보한다. 구는 이를 위해 대곡동 삼라마이더스 아파트 후문 인도가 끊기는 곳부터 가드레일을 설치한다. 이에 따라 구는 이달부터 가드레일 설치 사업을 용역에 맡길 예정이다.

 

다만 주민들은 시와 구의 이 같은 대책은 반쪽짜리 대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신형준 대곡동발전주민위원회 간사는 “대곡로는 총 약 3㎞구간인데 900m만 설치한다는 것 뿐”이라며 “여전히 보행로가 없는 곳에선 교통 사고 등 주민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또 국지도는 당장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민 박한서씨(62)는 “국지도98호선은 20년 전 얘기가 나온 뒤 해마다 준공일이 미뤄지고 있다”며 “시가 더 이상 사업이 늦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토지보상비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국지도98호선이 더 이상 지연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900m 임시 보행로 확보는 단기적인 계획”이라며 “중·장기 계획도 세워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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