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경 한글 번역 주도…봉선사 조실 월운 큰스님 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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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운해룡 큰 스님. 봉선사 제공

 

한문으로 된 대장경의 한글 번역에 힘썼던 대한불교조계종 봉선사 조실 월운 해룡 큰스님(94·법랍 74년)이 16일 밤 열반했다.

 

1929년 11월 경기도 장단군 진동에서 태어난 월운스님은 15세에 국교 졸업 후 한학을 배웠으며 1949년 21세 단옷날 화방사에서 운허스님을 은사로 득도하며 법명을 해룡으로 받았다. 24세에 부산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이어 28세에 합천 해인사, 통도사 등에서 공부하다 30세에 임시승적을 봉선사로 했다. 1959년 4월 운허스님에게 입실해 제78세 법손으로 월운(月雲)이란 당호를 얻었다.

 

월운스님은 1970년 본인 힘으로 대반야경을 출판했으며 1973년 어린이 숲속 학교를 전국에서 처음 개설해 어린이 포교에 앞장섰다. 1976~1994년 10월까지 봉선사 본사 주지를 역임했다. 1979년부터 1993년까지 중앙승가대 교수를 지내다 정년퇴임했다. 

 

불교계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한글 대장경 번역 사업에 초반부터 참여한 스님은 1964년 개설된 동국역경원의 소임을 맡았던 운허스님을 따라 그해 12월부터 보조위원으로 역경(譯經)을 시작했다. 

 

1993~2009년 4대 동국역경원장을 맡은 월운스님은 역경보조위원에서 시작해 원장으로서 총 36년이 걸린 318권 번역·완간 작업 전체를 주도했다. 그 공덕으로 2001년 한글학회 외솔상, 2005년 대통령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뛰어난 학승이었던 그는 한글대장경 외에도 ‘금강경강화’, ‘삼화표월지’, ‘대승기신론강화’, ‘석가여래행적송’ 등의 저서를 남겼다. 

 

빈소는 봉선사 청풍루이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21일 오전 11시부터 진행된다. 장례위원장은 봉선사 주지 초격스님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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