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관련 발표가 13일 있었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자료다. 지난달 26일부터 2주간 혼잡도를 낮추는 시도가 있었다. 버스전용차로 개통과 대체수단 시내버스 운영 등이다. 그 결과 혼잡도가 평균 208%에서 193%까지 변했다. 버스전용차로 개통 전에는 최대 227%, 평균 208%였다. 개통 이후에는 최대 203%, 평균 193%였다. 대광위는 “(시내버스 이용률 등 대체 수단 이용이) ‘일정 수준’ 확보됐다”고 했다.
발표에는 시내버스 70번 활용 상황이 많이 설명됐다. 하루 평균 승객이 종전보다 80%나 늘었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그날 직접 골드라인 열차를 탔다. 그 역시 “혼잡 상황이 ‘일정 수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는 단서는 붙였다. 대안으로 아파트단지 셔틀버스 확대 시행을 약속했다. 신규 노선 신설을 적극 검토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현장의 체감 변화는 어떤가. 시민은 이런 ‘개선 평가’에 공감할까.
때마침 놀란 가슴 쓸어내린 사건이 있었다. 20대 여성이 15일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있었다.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했고 119 구급대가 출동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 김포골드라인 관계자는 이 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혼잡도가 그리 극심하지는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혼잡도 상황 개선을 부연 설명했다. “시내버스 투입과 버스전용차로 개통 등으로 혼잡도는 ‘다소 개선’되고 있다.” 앞서의 대광위 설명과 같다.
물론 김포시, 경기도, 국토부의 노력은 있었다. 최악 상황보다는 다소 개선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바라고 인정하는 수준은 아니다. 대광위 등의 자체 발표를 들어도 그렇다. ‘일정 수준 확보됐다’(대광위 관계자), ‘일정 수준 개선됐다’(원희룡 장관), ‘다소 개선되고 있다’(김포골드라인 관계자). 어느 누구도 개선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다소’ ‘일부’ 등의 단서를 달고 있다. 김포골드라인 개선을 전혀 자신하지 못한다. 그런데 왜 이런 어정쩡한 발표를 했을까.
신도시 개발부터 예견된 문제다. 김포시·경기도, 국토부에 한 방 대책이 있겠나. ‘근본 대책’을 논하지는 않겠다. 그 역시 무책임한 주문이다. 하지만 용수철처럼 되돌아갈 것을 대책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버스로 간 승객은 기차로 돌아온다. 셔틀버스 증편, 철도를 대신할 순 없다. 대부분 임시로 붙들고 있는 대책이다. 그걸 뭐 하러 발표했나. 장관까지 와서. 혹시 더 나은 대책이 없다는 건가. 이게 마지막 수라는 것인가. 애매한 발표 보며 걱정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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