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작년 12월 총 638조7천억 원의 올해 예산을 의결했다. 행안부 통계로 작년 말 우리 인구는 5천143만9천38명이니 국민 1인당 1천241만원 정도의 예산이 쓰이고, 의원 300인이 이를 결정한다. 2020년 4·15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는 무소속 124명을 포함해 1천117명이다. 여기에 비례대표 후보로 35개 정당에 305명이 등록했으니, 1천422명의 후보가 의원을 하고자 해서 1명당 국민 3만6천173명을 대신하겠다고 자청한 셈이다.
그런데 그들이 대리 봉사가 아니라 사욕만 챙긴다면, 내년 총선은 5천100여만명의 피지배 그룹이 300명의 지배 그룹을 뽑는 셈이다. 국민 대다수는 대리 그룹이나 지배 그룹을 할 생각은 별로 없는 터이니, 어느 당을 선출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이고 우리로선 모든 의원이 진정한 대리 그룹을 하도록 그들의 과도한 권한은 줄이고 책임은 지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의원 특권을 줄이기는커녕, 국회에서 특히 민주당은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5건의 의원 체포 동의안 중 4건을 부결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네 편, 내 편으로 국민을 갈라치는 정치꾼의 선동에 속아 왔다. 막상 눈을 뜨면 지배 그룹과 피지배 그룹만 있는데, 바보처럼 이쪽과 저쪽 한편에 서도록 강요받던 것은 아닌가. 굳이 2개 편으로 나누자면 300명과 나머지 5천100여만명의 국민이 있을 뿐인데, 오히려 정치인들 입맛에 맞춰 이리저리 갈렸던 것은 아닌가.
노인이 동네 골목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1줌의 쌀을 비둘기에게 뿌려주고 있다. 참새 2마리도 날아와 바닥의 모이를 쪼고 있다. 일례로 인천시 동구의 경우, 올 1~3월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로 긴급복지지원금이 1달 70여만원에서 170여만원, 60여명에게 지출됐다. 초심의 정치인이었다면 비둘기 모이 주는 노인의 심정을 헤아렸을 것이다. 진정 대리인이라면, 본인 것도 아니면서 가난한 이에게 주자고 사람을 현혹하고 권력이든, 돈이든, 모이든 제가 먼저 챙기려 했을까? 차마 받는 것보다 모이를 주면서 삶의 의미를 찾는 노인의 마음을 그들은 알기나 할까? 모이를 준다면서 정작 제 모이만 쪼고 있는 비루함을 스스로 알까?
북한 해킹으로 선거 조작을 우려해 국가정보원과 행안부가 보안 점검을 요청해도 선관위는 이를 거부하고 이래도 의원들이 비겁하게 바라만 본다면, 차라리 방조인 300명과 나라 지킬 국민 나머지로 가르라. 역사에서 나라를 지킨 것은 지배층이 아니라 백성이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