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인공지능’(AI). 얼핏 보면 이질적인 두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지난 19일 앨범 ‘마음을 주세요’를 발매하며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생성형 AI 기반의 가상 싱어송라이터 ‘에이미문’의 기획자 박찬재 엔터아츠 대표(43)가 그 주인공이다.
에이미문이 자신의 딸과 다름없다는 박 대표는 현재 생성형 AI(콘텐츠들의 패턴을 학습해 스스로 새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를 활용한 음반 제작의 선두주자이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클래식 현대음악을 전공한 ‘정통 뮤지션’이었다. 이후 그는 대중음악 시장으로 넘어와 유명 걸그룹 ‘걸스데이’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지난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그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 중 하나였다. 당시 알파고를 통해 AI가 사회적으로 주목 받았고 박 대표는 앞으로는 음악에도 AI가 ‘침범’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음악이란 ‘예술’의 영역까지 기계가 침범한다는 게 화가 나 막 검색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영국의 ‘주크덱’이란 회사가 이 분야에선 제일 잘 나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2017년 무작정 영국으로 찾아갔죠.”
그렇게 영국에서 박 대표의 가치관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AI도 일종의 음악을 위한 ‘툴’이고, 이미 기술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렇다면 앞장서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6년째 이 분야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그는 이번 에이미문의 음반 발매 과정에서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꼼꼼하고 세심한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경콘진은 올해 상반기 문화기술 유통 확대 지원사업을 통해 엔터아츠를 지원했고 현재까지도 에이미문의 홍보를 이어오고 있다.
삶의 궤적이 모두 ‘도전’이었던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먼저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에이미문을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시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대표의 장기적 목표는 누구나 AI를 통해 쉽고 편하게 음반을 제작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수학을 풀 때 누군가는 계산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개인적으로는 AI가 음악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남아 있는 단계는 플랫폼화를 어떻게 시킬지 문제만 있을 뿐 이미 AI 기술은 완성 수준에 도달했다. 플랫폼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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