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문 닫고 꼿꼿하게 앉아서 책을 외우며, 시간을 허비하지 말거라.’
퇴계 이황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인생 지침서’가 출간됐다. 김운기의 ‘아들에게 쓴 편지 1, 2, 3’은 퇴계가 맏아들 ‘준’에게 30년간 보낸 총 531통의 편지를 모아 번역한 책이다.
퇴계는 그동안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로 알려지며 학자, 정치가, 교육자로서의 면모가 많이 부각돼 왔다. 이 같은 위인적인 평가가 주를 이뤄왔기 때문에 퇴계의 가족 간 오간 편지는 소소하다고 여겨져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저자는 퇴계의 종택으로부터 위탁 보관된 한국국학진흥원의 편지글을 모두 번역, 퇴계의 개인적인 면모와 가정사를 부각했다.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는 생활인, 자상하고 세밀하면서도 사람됨을 가르치는 철저한 아버지로서 인간적인 퇴계의 모습을 책에 담았다.
퇴계의 편지들은 3권에 나눠 담겼다. 1권은 아들의 학령기에 해당하는 1540년부터 15년간의 편지로, 아들의 학업과 인성 교육이 주를 이루고 집안 살림에 대해 상의하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2권은 아들이 출사한 1555년부터 13년간의 편지로, 공직자의 자세와 손자 교육에 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3권은 1568년부터 3년간 날짜를 알 수 없는 편지들을 모았다.
책은 450년 전, 퇴계가 500여통의 편지로 했던 아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한 가정교육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현대사회의 모든 부모가 고민하는 자녀교육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운기는 “7년간 퇴계 이황을 연구해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퇴계의 학문적 성과와 위인적 면모에만 치우쳐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면이 있어 편지 번역을 통해 훌륭한 개인적인 면모를 알리고자 했다”며 “퇴계의 편지는 오늘날의 부모들이 도움받을 수 있는 인성교육의 교과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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