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루기 위해 힘 닿는데까지 해볼 생각...우리나라 최초 문화재청 동물박제 1호 이정우 박사 소장품 인수해 정리 작업에만 꼬박 1년 걸려
우리 주변 곳곳에 크고 작은 박물관은 많지만 정작 자연사박물관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양주에 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만들어가는 동물사랑 박사가 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전해균 야생동물보전연구소장이 주인공이다.
전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 문화재청 동물박제 1호 이정우 박사가 40여년간 모으고 제작한 수백 점의 박제와 수천 권의 책, 사진들을 인수해 종류별로 정리하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아직도 정리하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 중인 자료도 수북하다.
요즘 전 소장의 근심이 쌓여 가고 있다. 비만 오면 새벽에도 연구소와 창고 등을 둘러보는 등 수만 점의 귀중한 자연사 자료들이 소실될까 노심초사다.
동물박제는 습기와는 상극이어서 장마철 비로 인해 비닐하우스 3개 동에 보관·전시 중인 동물 박제들에 곰팡이 등이 피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희귀한 삵부터 뜸부기 등 천연기념물 조류와 파충류 박제 등을 보관할 장소가 협소한 것도 문제다.
서정대 교수를 하면서 함께해온 제자들과 관리인을 코로나로 내보내 모든 일을 혼자 하다 보니 힘에 부친다.
박제할 동물 사체를 구하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
전 소장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안전을 위해 포획하는 조류가 한해 1t이 넘지만 환경부가 동물사체를 소각·매몰토록 해 가치가 높은 동물 사체들이 규정 하나 때문에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후손에게 길이 남겨줄 소중한 자료들인데 왜 소각하느냐고 호소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학교 현장을 찾아 어릴 적 동요에 나오는 파랑새 실물을 보여주며 자연사랑 교육에도 열심이다.
전 소장은 “박제는 어린이들이 자연과 호흡하는 가장 훌륭한 교육자료”라며 “공룡 등 볼거리 위주의 단편적인 자료 보다는 실제 살아있는 듯 자연적인 모습 그대로의 동물을 볼 수 있도록 해야 교육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양주의 메카로 자연사박물관을 짓겠다는 바람으로 노력해 왔는데 여러 제약으로 어려움이 크다. 지난 1년 내내 지원이나 후원해 준 곳이 없어 어려웠다”며 주변의 많은 도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또 “박제는 죽은 동물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동물 연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양주에 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해 후세에 물려줄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힘 닿는데 까지 해볼 생각”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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