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업체 ‘찬밥’ 인스파이어... 함께 가야 멀리 간다

오는 11월이면 인천 영종국제도시에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문을 연다. 외국인 카지노, 5성급 호텔, 다목적 공연장, 컨벤션센터 등의 카지노 복합리조트다. 현재 공정 83%를 넘어섰다. 그런데 이 대규모 공사에 인천지역 건설업체의 참여율은 고작 1.34%라고 한다. 1조2천억원대 공사에 인천에 떨어진 것이 163억원 정도다. 공사 인력이나 자재 구매에서도 인천을 거의 배제한 채 진행했다. 그러나 처음 사업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는 듣기 좋은 약속을 남발했다. ‘지역 건설업체의 적극 참여와 지역주민 우선 고용’ 등이다.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한화건설에 시공을 맡긴 원도급 금액은 1조2천137억원에 이른다. 한화건설은 8천865억5천600만원어치의 공사를 협력업체 180여곳에 하도급했다. 이 중 인천지역 업체는 7곳에서 163억2천800만원 규모의 공사에 참여 중이다. 1.34%다. 인스파이어가 지난 2019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공사에 투입한 인력은 모두 83만292명이다. 이 중 인천지력 인력은 6만6천329명뿐이다. 7.9%다.

 

공사 현장에 투입한 자재비용도 1천31억5천6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인천에서 구매한 것은 269억7천400만원에 그친다. 26.2%다. 관련업계에서는 공사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공급받을 수밖에 없는 레미콘 등에 국한한 것으로 본다. 대규모 공사에 따른 부푼 기대는 처음부터 공염불이었던 셈이다. 지역업체 참여나 고용창출, 지역경제 낙수효과 등.

 

문제는 인스파이어가 지역 기여에 관한 여러 약속들을 저버렸다는 점이다. 인스파이어는 지난 2017년 인천시와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협력 약정’을 했다. 이 협약에 남은 약속이 있다. ‘인천지역 건설분야 및 관련업체의 적극적인 활용과 복합리조트 운영 시 지역주민 우선 고용을 포함한 대규모 고용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앞서 2016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실시협약’을 했다. 여기서도 ‘지역사회 기여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역업계에서는 민간공사도 지역 상생 등을 위해 하도급률이 통상 10~20%는 된다고 주장한다. 인스파이어 측의 해명은 이렇다. 시공사의 협력업체 선정에 직접 관여할 수 없어서 그리 됐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2~3단계 사업에서는 지역사회 기여를 키우는 방안을 시공사와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지역에서는 앞으로 복합리조트를 열어도 지역주민 우선 고용 등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물론 민간 개발사업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역에서 외면받는 기업이 어디서 경쟁력을 찾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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