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을 위한 체육·여가시설인데… 외지인들이 점령

지역 축구인 예약 ‘바늘구멍’… 찬밥신세 분통
노을진캠핑장, 수도권 캠핑족 밀물 ‘주민 포기’
서울시·용인시처럼 ‘시민 우선 예약권’ 도입 필요

축구장 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인천시민 세금으로 만든 시설인데, 다른 지역 주민들이 다 예약해서 이용하지도 못하네요.”

 

6일 오전 11시께 인천 부평구 주민 김태영씨(25)는 동호회 회원들과 같이 축구를 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6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축구장을 예약하려던 중 한숨을 내쉰다. 이미 원하는 시간대는 예약이 마감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날 오후 5시께 이곳에서 타지역의 축구 동호회가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김씨는 “인천시민 세금으로 관리하는 축구장인데 지역 주민의 우선 예약 권한이 없어 매번 다른 지역에서 온 축구 동호인들이 차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천 동구 주민 이영민씨(42)의 상황도 마찬가지. 이씨는 토요일에 서구에 있는 노을진캠핑장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이미 카라반은 물론 오토캠핑장(데크)까지 모두 예약이 마감돼 포기했다. 이씨는 “노을진캠핑장과 가까운 경기도와 서울시 주민들의 발길이 몰려 매번 예약이 가득 찬다”고 했다. 이어 “인천시민들이 우선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체육·여가시설에 타지역 시민들이 몰리면서 정작 인천 주민들은 이용하지 못하는 등 불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에 따르면 시비로 지어진 지역의 체육·여가시설 등 공공시설은 276개다. 이 시설들은 모두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민들에 대한 우선 예약 혜택이 없는 탓에 지역 주민들이 되레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포털에서는 캠핑장에 대해서 서울시민에게 우선 예약 권한을 주고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포털 갈무리

 

반면, 서울시는 서울시민에게 캠핑장의 우선 예약 권한을 주고 있다. 경기 용인시도 지역 주민이 체육시설을  우선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시민이 체육·여가시설 등을 우선 예약할 수 있는 우선 예약시스템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판순 인천시의원(국민의힘·비례)은 “인천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든 체육·여가시설은 당연히 인천시민들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민들이 인천의 체육·여가시설을 이용할 때 타지역 시민들과 경쟁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있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례 개정을 통해 지역 주민 우선 예약제 적용이 가능한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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