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원 융기원장 "경기도 유일의 R&D기관, 기술발전 선도할 것"

경기도 유일의 R&D 수행 공공기관인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설립 15년을 맞이했다. 지방출자 출연기관으로 도 산하 공공기관으로 거듭난 지도 5년이 흘렀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부터 자율주행까지 과학기술 역시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 개발을 수행하는 융기원의 역할도 막중한 상황. 경기도의 과학 기술과 융기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지난 4월 부임한 차석원 제10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51)을 만나 이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차석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이 경기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제공

 

차 원장은 지난 28일 경기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융기원의 역할은 ‘구심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융기원은 지자체와 대학, 기업과 연구기관을 잇는 중심축으로 실증화 연구, 신 산업 확산을 위한 생태계 조성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융기원, 반도체 테스트 베드의 허브 ‘큰 그림’ 그린다

 

그는 이 같은 구심점 역할 사업 중 하나로 ‘반도체 사업’을 꼽았다. 융기원은 현재 반도체 요소기술 실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 경기도 테스트베드 활용 반도체 기술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들과 클러스터가 있다는 점”이라며 “지자체와 산업체 등과 지속적인 교류와 기술 지원을 통해 최고 수준의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이 형성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융기원은 현재 3천300㎡가량의 클린룸을 갖추고, 국책 사업과 경기도 사업을 모두 수행 가능한 새로운 반도체 연구센터를 설립 중에 있다. 올해 안으로 연구동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장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 원장은 “연구센터가 들어서면 실제로 융기원은 4나노, 3나노를 넘어 2나노 등의 최첨단 기술을 바라볼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며 “앞으로 10년 안에 경기도가 반도체 테스트베드의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융기원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경기도의 ‘판타G버스’가 시범 운행을 시작한 지난달 17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일대에서 손님이 탑승하고 있다. 경기일보DB

 

■ 전국 최초 자율주행 대중교통…판타G버스 '시작이 반'

 

이와 함께 최근 융기원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판타G버스’다. 지난달 17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판타G버스는 국내 최초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로 경기도가 제작하고, 융기원이 실증 사업을 수행 중이다. 현재 판교 제1~2테크노밸리에서 7개 정거장(5.9㎞)을 운행 중이며, 지난 25일까지 총 2천697명이 탑승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차 원장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대중교통 운영의 첫 발을 뗀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60년대에 미국도 달에 갔다 오기까지 10년이 걸렸지만, 10년이란 기간 동안 엄청난 기술 개발을 이뤄냈다”며 “우리도 판타G버스를 일단 시작했다는 것, 그 자체에 지금까지 노하우가 축적된 것인 만큼 앞으로 서서히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일대에서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경기도의 ‘판타G버스’가 운전기사가 핸들을 놓고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융기원은 앞으로 판타G버스의 노선 확장은 물론 판교 내 인프라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충분한 데이터가 쌓여야 하고, 탑승객들의 안전도 담보돼야 한다.

 

차 원장은 “인프라 고도화는 정밀하게 측정 가능한 센서를 얼마나 경제적으로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이러한 방향으로 산업이 발전하다 보면 인터넷이, 핸드폰이 그랬던 것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임계점이 오게 된다. 그 순간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차석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이 경기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제공

 

■ “100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 도전하는 공공기관 만들 것”

 

융기원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27곳 중 유일하게 R&D를 직접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 때문에 융기원은 ‘안정’을 추구하는 여느 공공기관과는 달리 ‘도전’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융기원은 연구 개발을 직접 실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안전 등 내부 절차를 잘 만들고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가며 도전해야만 기술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 번 ‘판타G버스’를 예로 들었다. 그는 “과연 15년 전에 판교에 자율주행 버스가 돌아다닐 것이라 상상한 사람은 누가 있었을까. 저는 한 사람도 없었으리라고 본다”며 “그 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은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겉으로 보이는 하나의 과학 기술 그 뒤에는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100의 노력이 있다”며 “그런 점에서 많은 분들이 과학기술에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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