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수원지검 재출석…"검찰이 증거 제시하는지 볼 것"

검찰 2차 출석..."중대범죄 저지를 만큼 어리석지 않아"

 

지난 9일에 이어 여섯번째 검찰 소환조사에 임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지 한 번 보겠다”며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12일 오후 1시24분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청사 앞에 도착해 지지자 및 민주당 인사들과 인사를 나눈 뒤 미리 준비된 포토라인에 섰다. 

 

지난 조사와 같이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출석한 그는 수염이 자란 채 힘 없는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2년동안 변호사비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면서 검찰의 인력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 조사 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개도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제가 검사에게도 질문했지만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에게 백억이나 되는 거금을 대신 내주라고 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를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며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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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수원특례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한편 이 대표는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관련 의혹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회장 등 쌍방울 그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을 받아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 명목으로 500만 달러를, 당시 도지사이던 이 대표의 방북 명목으로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건넸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쌍방울에 대한 각종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피했다가 국내로 송환된 김 전 회장은 북측에 800만 달러를 건넨 배경에 이 전 부지사가 있었고, 이를 이 대표 역시 보고받아 인지했던 것으로 안다는 검찰 진술을 한 상태다. 

 

이 전 부지사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다 지난 6월 이 대표에게 보고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했다가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기 전 관련 진술을 전면 부인하고 “검찰 압박 때문에 한 진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김 전 회장과 알지 못하는 사이로,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회장이 일면식도 없는 자신을 위해 8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지불했을리 없고 해당 금액은 단순히 쌍방울의 대북사업 명목의 돈이었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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