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 연구팀, 성인 1만4천여명 취업 상태별 우울 위험 분석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하며 경제활동 가능 연령층인 ‘생산가능연령인구’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이 취업자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은 또래 취업자의 5배에 달했다.
1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남진영 교수 등 연구팀이 2014~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60세 남녀 1만4천87명의 취업 상태별 우울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교수팀은 ‘경제활동 여부’와 ‘연령’ 등을 나눠 분석했다. 경제활동 상태에 따라 취업자와 미취업자를 구분하고, 20대에서 50대를 ‘만 20세~29세’부터 ‘만 50세-59세’까지 네 그룹으로 구성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취업자는 9천989명(70.9%)이었으며 미취업자는 4천98명(29.1%)이었다.
조사 결과 미취업자의 우울 경험률은 취업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응답자 중 729명(5.2%)이 우울을 경험했으며 이 중 취업자는 367명(취업자 그룹의 3.7%)이었고, 미취업자는 362명(미취업자 그룹의 8.8%)이었다.
연령별로 비교하면 50대 대비 20대의 우울 경험률은 2.12배, 30대는 1.79배 높게 나타났다. 또 여성의 우울 경험률이 남성의 2.13배, 미혼인 사람의 우울 경험률은 기혼자의 1.3배, 1인 가구의 우울 경험률은 다인 가구의 1.4배였다.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이 큰 것은 실업이 자존감과 삶의 만족 수준을 낮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대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은 또래 취업자의 4.9배, 30대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은 동년배 취업자의 3.5배로 집계됐다. 남 교수팀은 우리나라의 경우 2030이 취업난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 미래에 대한 불안, 일상의 스트레스 등을 경험하면서 취업이나 경제활동여부와 관련해 우울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나이별·성별을 함께 보면 40대 남성 미취업자와 20대 여성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이 가장 컸다. 40대 미취업 남성의 우울 위험은 50대 취업자의 8.3배에 달했다. 가장일 가능성이 큰 40대 남성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안정적인 경제활동으로 수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미취업 남성의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우울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풀이다.
남 교수 연구팀은 “모든 연령에서 취업자에 비해 미취업자의 우울이 더 높아 생산가능연령인구를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춘 취업 지원 프로그램 및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관련 정책이 마련된다면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발생하게 될 국가적 위기에 대처하고 우울 유병을 줄여 의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결과(한국 핵심생산인구의 경제활동 여부 및 연령과 우울 간의 연관성)는 대한보건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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