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보랏빛 꽃물결이 일렁이는 정왕4동 행정복지센터 옆 차단녹지에 맥문동 꽃길 따라 잡초 제거에 여념이 없는 정왕4동 주민 박대석씨(62). 그는 정왕4동의 꽃길을 가꾸는 일명 ‘꽃 중년’이다.
박씨는 “아무것도 없는 자투리땅을 그냥 둘 이유가 있나? 예쁜 꽃이 피면 모두가 즐겁고 좋은 거지”라며 꽃길을 가꾸는 이유를 설명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의 꽃길 조성 열정은 매일매일 더욱 커지고 있다. 3년 전 정왕4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함줄텃밭공원으로 이어진 차단녹지를 눈여겨본 박씨는 직접 발품을 팔아 맥문동 씨앗을 녹지에 뿌렸다. 당시 코로나19로 일상을 잃어버린 주민들에게 예쁘고 싱싱한 꽃길로 산책의 기쁨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박씨는 매일 아침 씨앗 뿌린 땅에 물을 주며 싹이 돋으면 정성껏 가꾸는 부지런함으로 도심의 채도를 선명하게 올려주고 있다. 그는 “맥문동은 특히 겨울에도 잎이 새파랗게 남아있어 싱싱한 데다 뿌리는 약재로도 쓸 수 있어 효능도 최고”라고 말했다.
효능도 좋지만 마스크 너머로 동네 주민들의 눈가에 웃음이 가득한 모습은 그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줬다. 맥문동뿐 아니라 아카시아 등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심으며 코로나에 지친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 보람도 남달랐다.
꽃길 가꾸기와 더불어 쾌적한 정왕4동을 만들기 위해 봉사단과 함께 집중적인 청소 활동도 잊지 않았다. 박씨의 열정과 노력을 아는 정왕4동 주민들은 “박씨 덕에 정왕4동이라는 나무가 오늘도 아름답게 자란다”고 고마워했다.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씨는 영농학생회 활동을 통해 농촌 일손 돕기를 지속하며 농촌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는 “농업이 꽤 힘든 일임을 잘 알기에 농사짓는 이웃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봉사를 시작하게 된 첫 마음을 들려줬다. 20년 전 시흥시 정왕4동에 터를 잡으며 농촌 봉사를 하다 2012년부터는 주민자치회와 자율방범대 활동까지 손을 뻗었다.
치안 활동을 비롯해 마을 행사라면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직접 발로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박씨는 최근에는 폭염을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 녹지 조성과 집중호우에 대비한 하수로 점검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저 주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지난해 시흥시 ‘자원봉사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며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은 박씨의 누적 봉사시간은 1만1천700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는 남다른 이웃 사랑 실천과 헌신을 통해 시흥시장상과 각종 감사패를 수상하며 봉사의 가치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랜 시간 자율방범대 및 봉사단 활동으로 주변을 돌보며 정왕4동에 남다른 애정을 차곡차곡 쌓아온 박 씨는 꽃길 가꾸기를 통해 이웃의 얼굴에 항상 웃음꽃이 머무르기를 소망했다.
이제 차근차근 그 목표를 이뤄가는 중이다.
현재 박씨가 조성한 꽃길은 함줄텃밭공원서 함송체육관까지 약 200m다. 그는 구간을 늘려 서해고등학교 입구까지 총 400m의 꽃길을 완성하는 게 최종 목표다. 앞으로 10년간 목표한 꽃길 조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다짐과 다시 태어나도 지금처럼 봉사하는 삶을 살 거라는 그의 진심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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