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파크골프장’ 이전 조성… 또 주민 반발 ‘암초’

송산공원 계획 성난 민심에 변경... 미단시티 8호공원 18홀 규모 추진
인접 갤러리84 주민 “누구 맘대로”... 소음·주차난 등 우려 “결사반대”
區 “문제의 주택가 설득 나설것” 

25일 오전 인천 중구 운북동 미단시티 8호공원. 박주연기자

 

“집주인도 모르게 이 큰 공원에 대형 파크골프장을 만든다는 겁니까?”

 

인천 중구가 영종도 송산공원에서 미단시티 8호공원으로 장소를 바꿔 대형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경기일보 19일·3면)하자 주민들이 또다시 집단 반발하고 있다.

 

25일 구에 따르면 운북동 1천265의5 일대 6만5천176.1㎡(1만9천716평) 미단시티 8호 근린공원을 체육공원으로 바꾸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이 공원에 총 48억원의 예산을 들여 18홀 규모 파크골프장과 농구장, 풋살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8호 근린공원과 바로 맞닿아 있는 단독주택 ‘갤러리84’ 주민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구의 파크골프장 조성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정 동호인만을 위해 공원의 절반이 넘는 면적을 펜스까지 치면서 파크골프장으로 만드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해당 부지는 단독주택과 바로 맞닿아 있어 주민들이 주말까지 경기에 대한 소음과 주차난 등의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구는 지난 6월 사업 추진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2차례 했지만, 정작 인근 주민들은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84의 한 주민은 “골프장 조성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하는데, 사업지 바로 옆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웃들에게 물어보니 누구도 설명회를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주민들은 8호 근린공원이 야산과 이어져 있어 고라니와 꿩 등의 야생동물이 내려와 함께 쉬는 곳인데, 구가 이 공간을 없애면 야생동물의 서식에도 위협이 따를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구가 공원 바로 앞에 사는 주민들 모르게 파크골프장을 지으려고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구는 당장 이 계획을 철회하고, 구가 2번째 후보지로 구상하는 11호 공원이나 다른 빈 공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각 동주민센터를 통해 주민설명회 홍보 요청을 했기 때문에 갤러리84 주민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갤러리84 주민들을 설득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구는 올해 초 영종 송산공원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이 어린이 놀이터나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종합체육공원 조성을 요구하며 반발해 결국 백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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