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철근 누락, 현장에서 만연”… 원희룡 “공공주택 전수점검"

26일 인천 서구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검단사업단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인건설지부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우현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외벽 철근이 누락(경기일보 26일자 8면)과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LH의 전국 공공주택 건설현장에 대한 일제 점검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건설노조는 모든 건설현장에 만연한 문제로 규정하고, 불법적인 행태를 이번 기회에 모두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 점검회의’에서 “정밀안전진단을 하기 전 골조 등 시공 과정에 있는 모든 공공주택에 대해 일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런 실책이 벌어진 것을 국민은 분명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해당 (설계·감리) 업체가 시공 중인 전국 모든 공사 현장에 대해서도 긴급 점검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LH는 검단신도시 AA21단지의 아파트 13개동 가운데 4개 동의 지하 벽체 부분 6곳에서 외벽 철근 누락 사실을 뒤늦게 파악, 지난 11일부터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

 

원 장관은 “이번 철근 누락 문제는 건축계획 변경에 따른 설계변경 과정에서 철근 배치 간격을 잘못 계산해 벌어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결국 건축 기술상 들어가야 하는 철근이 결과적으로 누락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H는 단순히 설계변경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변명할 지 모르지만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 실수 내지는 실책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선 현장 단계에서 본사에 보고하지 않는 이 사태를 도저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느냐”며 “LH는 보고누락 사태를 심각하게 다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6일 인천 서구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검단사업단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인건설지부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에 앞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지우현기자

 

이와 관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인건설지부는 이날 오후 인천 서구 LH 검단사업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철근 누락 사태는 이미 건설현장에서 모든 직원들이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며 “외벽의 철근 누락만이 문제가 아니다. 철근을 결속해야 할 대부분의 곳도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제대로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 기능공이 사라지고 기술을 모르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일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부실시공이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 건설현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며 “철근 작업을 끝내지도 않았는데도 콘크리트로 덮는 타설작업을 그냥 해버리는 경우도 흔하다”고 덧붙였다.

 

어광득 경인건설지부 사무국장은 “이윤 추구를 위해 건설산업 생태계를 교란하는 건설업체와 건설 현장에 만연한 불법적인 행태를 이번 기회에 모두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H의 건설현장만 점검할 것이 아닌 국민과 시민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전국 모든 건설현장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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