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시한폭탄’ 중국 경제

시한폭탄은 늘 불안하다. 언제 터질지 몰라서다. 물론 미리 입력된 타이머에 따라 작동되겠지만 폭발은 그 시점을 입력한 특정인만 알 수 있다. 요즘 중국 경제가 딱 그렇다.

 

이 나라 성장엔진이 작동을 멈추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가의 넓이나 인구 등을 감안하면 충격 그 자체다. 지구촌 경제성장의 40%를 차지하는 나라가 코로나19 이후 부채 문제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어서다. 더구나 경기 회복도 더뎌 이 같은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국면에도 진입했다. 이 나라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 세계 경제에 위험이 닥친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최근 중국의 수출이 3개월 연속, 수입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의 침몰을 알리는 지표들은 차고 넘친다. 지난 25년 동안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동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는 토머스 그리셤의 지적이 새삼스럽다. 브라질산 대두부터 미국산 쇠고기, 이탈리아제 사치품은 물론 석유, 광물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권 거래가 중단되는 등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부동산 프로젝트 규모만 헝다의 4배로 대량 실업 위기도 우려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 회사의 채권 총 잔액 규모는 157억200만위안(약 2조8천700억원)이다. 이 중 만기가 가장 이른 건 사모채권이다. 채권 종류에 따라 10월19일, 연말, 내년 초 등에 만기가 도래한다. 중국 정부가 긴장하는 까닭이다.

 

더 불안한 대목은 비구이위안의 위기가 부동산 및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태가 꼭 중국에만 적용되는 상황일까.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