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수도권 청년층(20~49세) 미혼율 50.4% 지난해 미혼 인구의 실업률 5.2%…기혼 인구보다 3배 높아
#30대 후반 A씨는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 모임 약속 준비로 분주하다. 제 짝을 찾아간 친구도 있지만 아직 A씨처럼 결혼하지 않은 친구도 절반이라 외롭지 않다. 몇 달 만에 친구들을 보는 자리라 신난 A씨는 텅 빈 지갑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A씨는 “엄마 나 오늘 동창 모임인데 회비 내게 용돈 좀 주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돌아오는 ‘결혼’ 잔소리에 서둘러 밖으로 나간다.
27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3 수도권 미혼 인구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수도권 청년층(20~49세) 미혼율은 50.4%로, 수도권 청년 절반이 미혼이다. 이들 비중은 2010년 39.8%, 2015년 44.4%로 늘었고, 비수도권보다 평균 2~3%포인트 높았다.
수도권 청년 2명 중 1명이 미혼인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미혼 인구의 실업률은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줄어든 5.2%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미혼 인구 실업률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혼 인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미혼 인구 실업률은 2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미혼 인구 실업률은 6.4%로 20대 기혼(2.0%)보다 3배 이상 높았다. 30대와 40대 역시 미혼 인구의 실업률이 각각 4.2%, 3.8%로 기혼(▲30대 1.4% ▲40대 1.4%)보다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지역별 실업률은 경기 5.1%, 인천 4.7%, 서울 5.5%다.
같은 기간 수도권 미혼 인구 고용률은 71.5%로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시도별 미혼 인구 고용률은 인천이 73.7%로 가장 높고, 경기(71.8%), 서울(70.7%) 순이며, 동일 연령대 기혼 인구(▲경기 76.3% ▲인천 76.7% ▲서울 77.6%)보다 모두 낮았다. 월평균 임금은 200~300만원 미만이 44.1%로 가장 많고 300~400만원 미만(24.6%), 200만원 미만(18.1%)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수도권 미혼 인구의 고용률은 높아져 가지만, 수도권 미혼 인구 4명 중 1명 이상은 ‘부모 도움’을 받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 생계 활동을 하는 수도권 미혼 인구는 64.1%로 기혼 인구의 생활비 마련 비중(64.9%)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부모 도움’을 받는 미혼 인구가 26.9%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생계 활동 다음으로 20·30대는 ‘부모도움’으로, 40대는 ‘금융자산’으로 생활비를 마련한다.
기혼자의 경우 복합수단(본인과 배우자 모두 생계 활동) 비중이 26.4%로 다소 높았다. 또 기혼자의 ‘부모 도움’은 1.4%에 불과해 미혼자의 부모 의지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인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수도권 미혼 인구의) 늦은 사회 진출이나 기혼 인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률 등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것들이 미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혼 청년 비중은) 줄어들지 않고 현 상태가 유지되거나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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