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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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절대 먼저 고개 숙이지 않고 서로 먼저 숙이라고 으르렁댄다. 정치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 대부분 조직에서, 또 신구 세대를 비롯해 세대 간에도 마찬가지다. 요즘 우리 세태요 민낯이다.

 

우리는 자기 존중감을 줄여서 흔히 ‘자존감’(自尊感)이라 부른다.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자존감이라는 개념은 자존심과 혼동되어 쓰이는 경우가 있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자신에 대한 긍정’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한 긍정’을 뜻하고, 자존심은 ‘경쟁 속에서의 긍정’을 뜻하는 등의 차이가 있다.

 

자존감이 결핍된 사람들에게는 흔히 허풍이나 과장, 헐뜯기, 자기합리화, 강박장애와 완벽주의, 수줍음과 위축, 자기평가 절하, 방어적 순응, 외톨이 되기, 냉소적 태도, 과잉 성취욕구, 타인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사람 되기 등의 행동이 나타나곤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자신의 이상 행동들이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것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기준으로 하여 자신의 현재 행동들을 결정한다. 자신에 대한 타인의 부정적 평가가 있다면, 그에 맞춰 자신의 업적, 아이디어 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자신의 장점보다 약점이나 결함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자신보다 남들이 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와 반대로 지나치게 자존감이나 자신감, 자존심이 높은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경우다. 주위 사람보다 자신이 훨씬 뛰어나다고 느낀다. 오만하며 제멋대로고, 스스로 특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생을 살면서 어느 정도의 자존감과 자신감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나치면 ‘자만심’으로 발전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결여되고,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끼려 한다. 문제는 본인이 자존감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여기거나 오도된 자신감과 자만심으로 키우는 경우이다. 그것의 부정적 결과가 소위 ‘자존심 부리기’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균형 잡힌 건강한 자존감’이 중요하다. 건강하고 바람직한 자존감은 두 극단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자존감이 건강하다는 뜻은 자신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가치를 잘 알고 자신을 좋게 평가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지만,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쓸데없이 자존심을 부리지 마라. 대신에 자존감을 높여라. 결국 자존심이 아닌 ‘균형 잡힌 건강한 자존감’이 자신은 물론 자신과 관련된 인간관계와 사회관계를 균형 있게 또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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