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자해·자살 시도자 절반이 20대 이하로 나타났다.
또 마약 성분이 담긴 치료약물 등에 중독된 10~20대도 10년 전보다 140% 가까이 급증했다.
■ 지난해 응급실 내원 약 20만명…‘남자’, ‘0~9세’ 多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를 8일 발표했다.
이 통계는 손상으로 인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에 대한 조사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손상 발생 및 역학적 특성을 파악해 손상예방관리정책 수립 및 평가를 하는 데 대한 기초자료가 된다.
지난해 이 조사에 참여한 전국 23개 병원의 응급실 내원 손상환자는 총 19만3천38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3만788명(15.9%)이었고, 사망한 환자가 2천613명(1.4%)이었다.
전체 손상환자 중에선 남자(57.5%)가 여자(42.5%)보다 소폭 더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0~9세가 18.6%로 최다 비중이었다.
■ 추락·낙상>부딪힘>운수사고 순…술마시면 더 위험
환자들의 주요 손상기전은 추락·낙상(36.8%), 부딪힘(19.5%), 운수사고(13.5%) 등 순이었다.
특히 주목되는 건 ‘낙상’이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낙상에서 60대 이상의 환자 비율이 10년 전과 비교해 1.8배 증가(2012년 23.9%→2022년 42.9%)했기 때문이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입원율과 사망률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
또 자해·자살이나 폭력·타살 등의 의도적 손상은 비음주 상태의 환자 중 5.8%였으나, 음주 상태의 환자 중에서는 33.8%를 차지해 음주상태가 의도적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상태에서는 중독(11.2%), 추락·낙상(43.2%), 부딪힘(22.5%) 등의 손상이 다른 기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발생을 보였다.
다만 이동 중에 다치는 운수 사고는 10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이동수단의 변화에 따라 오토바이(+4.8%포인트), 전동킥보드나 전동 휠 같은 기타 육상운송수단(+7.6%포인트)의 사고 비율이 늘었다.
■ 10·20대 정신건강 빨간불…10년새 자해·자살 시도자 3배 증가
전체 손상 환자 가운데 자해·자살 시도자의 수는 2012년 5천375명에서 지난해 9천813명으로 82.6% 늘었다.
무엇보다 증가세는 10대와 20대에서 가팔랐다. 같은 기간 10대는 615명에서 1천786명으로 190.4%, 20대는 1천41명에서 2천744명으로 163.6% 늘어서다. 10년새 각각 2.9배, 2.6배 급증한 셈이다.
지난 한 해에만 초점을 맞춰봐도, 자해·자살 환자 9천813 중 ▲‘0~9세’ 18명 ▲‘10~19세’ 1천786 ▲ ‘20~29세’ 2천744 등 절반가량인 4천548명이 30대 미만이었다.
전체 자해·자살 시도자 중 10~2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2년 30.8%에서 지난해 46.2%로 15.4%포인트 늘었다.
자해·자살의 이유는 2012년에는 가족·친구와의 갈등(27.9%)이, 2022년에는 정신과적 문제(44.1%)가 가장 많았다.
아울러 마약 성분이 담긴 치료약물이나 독성 물질 등에 중독되는 경우도 10∼20대(총 1천158명→2천770명)에서 139.2% 급증했다.
중독 손상 환자의 74.5%는 자해나 자살 목적이었고, 중독 물질로는 치료약물(66.9%), 인공 독성물질(10.7%), 가스(10.3%), 농약(9.5%) 등이 많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를 통해 손상 발생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수칙 등을 개발·배포함으로써 손상예방관리를 통한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통계는 9일부터 국가손상정보포털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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