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인덕원선 제9공구 사업 본격화…“소통 없는 도둑 공사”

아파트 코앞에 환기구 설치 반발
수년간 발파 작업·대형트럭 통행
“소음·안전 피해”… 1만여건 민원

9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 원천동 영흥숲 푸르지오 파크비엔 아파트 주변에 ‘우리가 호구냐? 소각장도 죽겠는데 수직구에 환기구까지 웬말이냐!’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기현기자

 

국가철도공단의 동탄~인덕원 복선전철 제9공구 건설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특례시 자원회수시설(영통소각장)과 맞닿은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이 ‘소통 없는 도둑 공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영통소각장 피해가 극심했던 상황에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소음·안전피해까지 떠안게 됐기 때문인데, 수원특례시마저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앞으로 반발은 더 커질 전망이다.

 

9일 국가철도공단과 수원특례시 등에 따르면 동탄~인덕원 복선전철 건설사업은 총사업비 4조1천921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8년까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동탄1신도시를 철도로 연결하는 내용으로, 총 연장은 39.0㎞(복선 34.3㎞, 단선 4.7㎞)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3월 동탄~인덕원선 기본계획을 고시한 데 이어 2021년 11월 설계·시공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추진하는 제1공구와 제9공구(흥덕~영통~서천)에 대한 실시설계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곧바로 제9공구 공사에 본격 착수했다.

 

제9공구 공사는 영통동 산1 외 9필지(5천607㎡)에 12번 환기구를 설치하고, 본선 터널을 굴착하는 게 골자다. 12번 환기구는 ▲급기환기덕트 ▲비상계단 ▲비상 엘리베이터 등으로 구성된다. 제9공구 완공 목표 시기는 오는 2026년이다.

 

그런데 공단은 올해 초 기존 환기구 설치 예정지에서 남쪽, 즉 영통소각장 바로 앞 부지인 영통동 36-11 등 9필지(6천904㎡)에 ‘별도 작업구’를 조성해 본선 터널 굴착 공사를 추진한 뒤 원상복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사 효율을 높여 조기에 완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지난 9월14일 착공했다.

 

9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 원천동 영흥숲 푸르지오 파크비엔 아파트 주변에 ‘발파가 필요한 건 여기가 아니라 소.각.장! 노후소각장에 흥덕수직구에 영통이 호구냐!’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기현기자

 

그러자 최근 입주를 완료한 영흥숲 푸르지오 파크비엔(1천509세대)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공단이 이 아파트에서 불과 400여m 떨어진 곳에 별도 작업구를 조성하기에 앞서 주민들과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수년간 발파 작업과 공사차량 통행 등에 따른 안전피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현재 시에 환경영향평가와 지하영향평가 자료 등을 요청하고, 아파트 인근에 현수막 10여개를 부착했다. 또 최근 3주 동안 1만건에 달하는 민원을 공단 측에 제기 중이다.

 

이를 두고 공단은 “본건은 환경영향평가법상 주민 의견을 꼭 수렴해야 하는 건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시가 해당 공사 주체가 아닌 만큼 주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라면서도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지속 소통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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