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한설이 불면 어김없이 날아온다. 한반도를 찾는 겨울철새들이 그렇다. 수만 년을 이어온 여정(旅程)이다.
녀석들은 대부분 들녘이나 습지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전국 112곳이 거류지다. 개체수는 93종에 98만4천769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12일 통계로 이 기간 머물고 있는 개체수의 총집합이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분석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달 60만5천163마리와 비교하면 62.7%(37만9천606마리) 늘었다. 가창오리는 1개월 만에 6천816마리에서 14만9천378마리로 급증했다. (겨울철새가) 줄었다는 1개월여 전의 분석과는 대조된다. 물론 한 달여 단위 통계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겠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고니 12마리·두루미 21마리·저어새 103마리·황새 31마리, 2급인 개리 199마리·노랑부리저어새 581마리·따오기 12마리·흑두루미 8천651마리 등도 관찰됐다. 큰오릿과 조류는 82만9천610마리로 겨울철새의 84.2%를 차지했다. 쇠기러기(20만1천640마리), 큰기러기(17만8천408마리), 가창오리(14만9천378마리), 청둥오리(13만4천28마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도래지로는 충남 서산의 담수호인 간월호가 14만9천721마리로 가장 많았다. 전남 영암의 영암호 11만2천847마리, 충남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남면 등지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인 부남호 5만4천498마리, 강원 철원평야 4만3천441마리, 전남 순천만 3만9천654마리 등이다.
통계는 과학이다. 숫자 자체가 주는 의미에 충실하자. 물론 늘었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줄었다고 늘 나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숫자 뒤에 숨은 메시지는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반도 환경이 겨울철새가 찾을 수 있을 만큼 덜 훼손되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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