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예술 언어로 펼쳐지는 작품들이 광교저수지가 품은 물길과 맞닿은 순환과 연결, 연대라는 가치와 연동된다.
수원공공예술 프로젝트 ‘사방예술-물의 기원’이 오는 30일까지 광교공원 일원, 반딧불이화장실에서 수원 시민들의 일상 공간에 녹아든다.
강술생-김미숙, 고사리, 김정이 & 경기대 미술학부생, 박수환, 박혜원, 배철, 신용구, 유벅, 이정윤, 임승균, 최선 등 11팀의 작가들이 모여 설치미술, 공간미술, 퍼포먼스 등 동시대 현대미술의 담론을 재구성하고 확장하는 자리를 빚어냈다.
이번 프로젝트는 수원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작가뿐 아니라 강릉·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도 섭외해 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 네트워크 형성, 지역 작가 발굴 및 양성 등을 위해 마련했다. 이런 취지에 따라 배철 작가는 강릉 경포호수에서 채집한 솔잎과 솔방울을 수원으로 가져와 지역간 교류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김정이 작가는 경기대 학부생 등과 협업한 작업을 선보이기도 한다.
최선 작가는 광교 저수지 공원에 있었던 수영장의 감각을 환기하기 위해 과거의 추억을 들여다 본다. 이를 위해 물보라의 형상을 띤 채로 나무에 붙어 있는 폐현수막 조각들 역시 인근 지역에서 수집됐다. 최 작가는 “이곳에는 물장구를 일으키며 복작대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추억으로 깃들어 있다”며 “수원 시민들이 사랑했던 공간에 머무는 역사성과 장소성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임승균 작가의 ‘Nature Cube’를 통해서는 관찰 혹은 개입이 일상 속 풍경과 현상을 어떻게 번역할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빛과 재료의 물성에 따라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오브제의 조합이 구조물이 놓인 장소의 의미를 재편하고 있다.
유벅 작가의 ‘나무’는 변기와 달걀을 통해 삶과 죽음의 순환성을 포착한다. 얼핏 보면 마르셀 뒤샹의 ‘샘’을 떠오르게 하지만, 변기 주변에 달걀 노른자를 흩뜨려 놓은 뒤 그 노른자가 썩어 땅에 흡수되는 과정이 전시 기간 내내 그대로 보존됐다는 점에서 확장성을 머금고 있다.
전시 총감독을 맡은 이영길 작가는 10년 넘게 공간에 철학과 색채를 입혀가면서 어떻게 하면 도시 공간이 예술문화와 관계 맺을 수 있을지 고민해 온 인물이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사방이 예술’인 환경 구축과 더불어 진정한 문화도시로서 자생력을 갖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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