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지지율도 하락했다. 직전 여론조사였던 11월 4주차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39%였는데, 지난 4~6일 조사에선 4%p 하락한 35%로 집계됐다.
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엑스포 실패 여파로 인해 위기감이 감돈다, 부산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윤 대통령이 부산으로 달려갔다.
윤 대통령은 6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대선 공약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등을 거듭 약속했다.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간담회에는 경제부총리와 장관들, 여당 대표 및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기업 총수들도 다수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한국경제인협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은 대통령의 재래시장 방문에도 동행해 나란히 서서 떡볶이를 먹었다. 총수들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떡볶이 먹방’을 한 윤 대통령에 대해 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하는 위기 상황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민심 달래기에 이용하는 것은 도가 지나쳤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한 기업인 8명이 이끄는 그룹의 총매출액은 1천조원에 달한다. 올해 정부 예산의 1.5배가 넘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들이 대통령이 부르면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하는 게 한국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겠는가.
지난 17개월간 세계엑스포 유치전에 대기업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동원됐다. ‘1개월 1일정’이라고 할 만큼 잦은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불려다녔다. 대기업 총수들은 11일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도 대부분 동행한다. 자유 시장경제를 얘기하면서 기업 총수들을 자주 동원하는 건 모순이고 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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