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한 돈 구매가 35만8천원 1년전 비해 가격 10.8%나 올라 불투명한 경제 ‘안전자산’ 선호
최근 불안한 국제 정세가 이어지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이 안전자산인 ‘금 ’으로 쏠리고 있다.
1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순금 한 돈(3.75g)의 구매 시 가격은 35만8천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2만3천원) 대비 약 1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에는 1g당 가격이 한 때 8만7천91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는데, 이는 KRX(한국거래소) 금 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201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였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금 거래량은 크게 늘고 있는데, 지난달 금 거래량은 1천222.8㎏으로 지난 4월 1천385.5㎏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도내 금은방에서도 금 매수 관련 문의 전화가 활발하다.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서 금은방을 운영 중인 A씨(56)는 지난 한 달간 금 매수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해당 금은방에선 금 한 돈에 37만원으로 낮은 가격이 아님에도 하루에 20통 이상씩 꾸준히 매수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금이 장기적으로는 무조건 오른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경제 상황과 맞물려 문의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시에서 10년째 금은방을 하고 있는 B씨(52) 역시 매수는 물론 매도 문의 역시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사는 사람들 입장에선 이미 충분히 가격이 오른 것을 알고 있지만, 적어도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구매하는 것 같다”며 “당분간은 금 거래가 이어지지 않을까 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 거래가 활발한 이유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불안한 국제 정세로 인해 기존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실물자산에서 대표적인 게 바로 금인데, 금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은 기존의 예금 등 투자 상품의 금융자산의 불안정성이 크게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 때문에 금 가격이 높은 상황임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만약 국제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등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높은 가격에도 매수가 활발한 현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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