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명 부상' 인천 호텔 화재...대피 안내 없어 ‘아비규환’

“주차장서 불” 신고 1시간 지나도록 경보기만 울려… 투숙객 ‘우왕좌왕’
인천소방본부·국과수 등 합동 감식... 광수대 “전담팀 꾸려 화재 원인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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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해 54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한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큰 불이 나 54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호텔 측의 화재 대피 안내가 전혀 없어 투숙객들이 혼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9시1분께 남동구 논현동의 지하 3층, 지상 18층짜리 A호텔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불로 20대 남성이 불길과 연기를 피하려다 추락해 골절상을 입었으며, 중국 국적 30대 여성이 전신 2도 화상을 입는 등 총 5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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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9시1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호텔 주차장 화재 발생후 불길은 1시간 30분만에 잡혔다. 이병기기자

 

그러나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여가 지나도록 호텔 측의 대피 안내 등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호텔에서 2달간 장기 투숙 중이던 신지훈씨(35)는 “15층 방에 있었는데 갑자기 경보기가 울렸다”며 “오작동일 수 있어 방 문을 열어봤는데 타는 냄새가 나 바로 비상계단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래로 내려가는데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며 “사람들에 밀려 다시 17층까지 올라가 소방관들이 올때까지 1시간여를 기다리다 밖으로 나왔지만 이 과정에서 호텔측 직원들의 안내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또 A호텔 객실에는 비상시 전화번호 등도 없어 호텔 측에 화재 여부를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는 게 신씨의 증언이다.

 

소방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화재 경위는 합동감식 이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광역수사대 3개팀(16명), 논현서 강력 1개팀(4명), 과학수사 1개팀,(6명) 피해자보호전담경찰관 7명 등 5개팀 33명으로 전담팀을 마련, 호텔 화재 원인을 수사한다. 전담팀장은 인천청 형사과장이 맡는다.

 

경찰은 기계식 주차장에 있던 차량이 불에 타면서 화재가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전담팀을 구성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만큼 화재 원인과 화재 확산 경위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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