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소방관, 아이 맡길 곳 없다’…도내 직장 어린이집 ‘0곳’

비상·교대 근무 ‘돌봄 공백’ 불안
업무 특성상 직장 어린이집 절실
지자체에 예산 미확보, 건립 난항
道 “민간 위탁·돌봄 서비스 추진”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경기도내 소방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자녀를 마음 놓고 맡길 직장 어린이집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교대 근무가 잦아 직장 어린이집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예산조차 확보되지 않고 있어 소방공무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1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전국 소방 직장 어린이집은 총 7곳이다. 서울 용산소방서·소방행정타운, 강원 강릉소방서·원주소방서, 부산기장소방서, 대구강북소방서, 충북소방본부 등이다.

 

그동안 소방공무원 업무 특성상 직장 어린이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소방청이 지난 2018년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직장 어린이집 수요조사를 한 결과 이용 희망자가 4천398명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에 소방청은 지난해까지 직장 어린이집을 개원해왔지만 대상에 경기도는 빠져 있었다.

 

경기도 소방공무원 수는 지난 2022년 기준 1만1천453명으로, 전국 소방공무원(6만5천927명)의 17%를 차지한다. 서울, 강원, 부산 등 다른 지역에 비해 1.5~3배 많은 수다. 특히 도내 소방공무원 부부는 지난 2022년 1천98명(549쌍)에서 지난해 1천158명(579쌍)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경기도에는 소방 직장 어린이집이 없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017년부터 민간 어린이집 3곳과 위탁 협약을 하고 경기도의 돌봄 서비스를 활용 중이지만 비상 및 교대 근무가 잦아 육아가 큰 부담인 소방공무원의 특성을 고려할 수 있는 직장 어린이집이 필요한 실정이다.

 

네 살 자녀를 키우는 도내 한 소방관 A씨는 “근무 특성 상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아이를 돌볼 사람이 필요하다. 아내와 근무 시간이 겹칠 경우 3~4시간 공백이 생기기도 한다”며 “다른 가족에게 돌봄을 요청할 때도 있는데 매번 난감하다. 근무 특성을 고려해 아이를 돌봐줄 곳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직장 어린이집이 만들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예산 확보때문이다. 지난 2020년 4월 소방은 국가직 전환에도 예산은 여전히 지자체를 통해 받고 있다. 즉,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재 직장 어린이집이 있는 곳은 지자체 예산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각 지자체 예산이 확보돼야 소방 직장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민간 어린이집 위탁 사업 및 돌봄 서비스 등을 추진해 최대한 돌봄 공백을 없애려고 한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소방 직장 어린이집 건립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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