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구 1천400만 시대.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바도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교통·환경·복지 등 매일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는 주민의 행정적 개선 요구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민원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경기도에서는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생활 속의 불편을 빠르게 해소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기일보는 시민 고충을 해결하고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담긴 특별한 민원 서비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베테랑 공무원이 해결한다'…수원특례시, 새빛민원실
수원특례시에는 시민을 위한 특별한 민원실이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새빛민원실’이 그 주인공이다. 수원특례시청 본관 1층에 있던 일자리센터와 통합민원실 공간을 시민 개방형 민원 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각 조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원스톱으로 민원을 해결하는 혁신적인 민원 처리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베테랑 공무원’ 제도를 도입했다. 베테랑 공무원은 행정직·건축직·토목직·사회복지직·환경직 등 다양한 직렬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팀장급 공무원으로 구성된다. 30년 가까이 쌓아온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민원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소통하며 해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빛민원실은 업무 경계가 모호하거나 주관 부서가 명확하지 않은 민원을 해결할 때 빛을 발휘한다.
지난해 새빛민원실에 들어온 고등학교 앞 지장물 민원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민원에 베테랑 공무원들이 나섰다. 해당 지장물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7개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적이었는데, 직접 관련 부서를 방문하고 유관기관과 사전협의를 주도적으로 진행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민원을 단 2주 만에 정리했다.
이외에도 막막한 상황에 처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민원을 해결해 한줄기 희망의 빛을 전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할아버지가 새빛민원실을 찾아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아파트 경로당 개소가 지연되면서 이웃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속상하다는 것. 경로당의 개소나 운영에 관한 사항은 강제 사항이 아니었지만, 담당 공무원이 아파트 관리소장을 직접 만나 어르신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구청 사회복지과에도 지원 협조를 요청, 20일 만에 경로당이 운영될 수 있었다.
■ '비법정도로 불편민원 우리가 책임진다'…남양주시, 바로처리팀
남양주시에는 경기도 최초이자 유일한 비법정도로 응급복구 전담 부서가 있다. 지난해 1월 시는 시민 실생활과 밀접한 비법정도로의 불편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전담 부서 ‘바로처리팀’을 신설했다.
법정도로와 달리 비법정도로(마을안길, 골목길)는 전담 부서가 없어 시민 불편이 이어져 왔다. 비법정도로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읍면동은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비법정도로 관련 민원 처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담당 부서가 불명확한 경계에 있는 도로의 경우 민원 떠넘기기는 부지기수였다.
이에 시는 시내 약 4천300㎞에 달하는 비법정도로의 효율적인 불편 민원 처리를 위해 바로처리팀 공무원으로 구성된 ‘현장기동반’을 운영하고 있다. 한발 앞선 현장 소통을 통해 비법정도로 긴급보수를 실시, 시민들의 불편 민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소규모 도로 파손지에 대한 신속한 보수가 이뤄져 지난해 2천200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도 거뒀다.
■ 동(洞) 중심 민원 대응 시스템 구축…시흥시 ‘동장신문고’
시흥시는 행정복지센터의 능동적 대응과 책임성 확보를 위해 동(洞) 중심 민원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민 누구든 생활 불편 민원 사항이 생겼을 경우 가까운 동 행정복지센터에 접수만 하면, 민원 처리 결과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시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때 시청 또는 시장에게 제기해야 빨리 처리된다는 인식이 만연한 점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이에 시는 지난해 4월 동장신문고 창고를 운영, 동 중심의 민원 처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먼저 시는 각 동에 동장신문고 전용 창구를 설치하고 민원 전담 공무원을 배치했다. 해당 공무원은 민원이 들어오면 동장신문고 시스템을 통해 부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민원이 발생한 현장에는 ‘스티커’를 탈착해 처리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민의 행정 신뢰도를 높였다.
특히 전국 최초로 ‘GIS 지도 기반’ 민원처리시스템을 도입해, 동장신문고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했다. 민원 처리 현황을 처리단계에 따라 지도에 붙은 스티커의 색상을 다르게 표출시켜 민원 추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동장신문고를 설치한 이후(지난해 9월 기준) 시는 1천700여건에 달하는 각종 생활 불편 민원을 처리했다. 장곡동에서는 LH와 인수인계 협의 중인 ‘교통 공원’ 화장실 민원이 발생, 기관 간 협업으로 고충을 처리했다. 또 연성동에서는 전담 부서가 명확하지 않아 장기 방치되고 있던 쉼터 철거를 동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동장신문고 시스템을 통해 민원에 대한 처리 과정 결과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신속한 생활민원해결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민 중심의 행정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복지 수당 지급 속도↑…동두천시, 복지 수당 지급 자동화 프로그램
동두천시는 복지수당 관련 민원 업무 처리 시간을 줄이기 위해 ‘복지수당 대상자 자동 조회시스템’을 만들었다. 장수수당·보훈수당 등 각종 지원금 관련 민원의 업무처리 효율성을 높이고, 지급 대상자 조회 자동화로 오류를 대폭 감소시켜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지원금 지급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복지 수당 지급 대상 선정을 위한 거주 여부 확인 절차에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개인별로 조회를 해야하기 떄문에 전출자 또는 사망자에게 수당이 지급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오지급 사례도 많았다. 또 다자녀 상수도 할인 등 일부 복지 수당의 경우 다자녀 할인 신청 후 자녀 전출 시 확인할 방법이 없는 문제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복지수당 대상자 자동 조회시스템을 구축,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강화했다. 우선 엑셀로 관리 중인 대상자 파일을 선택할 때 순차적으로 행정 시스템에 조회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또 대상자의 이름으로 거주 여부를 자동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동명이인은 별도의 표기란을 만들어 개별 조회가 가능하도록 했고, 사망자의 경우 사망 일자를 표시해 오지급에 대한 대처가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상수도 다자녀 할인 대상자 조회시스템을 통해 3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정에 대해 매월 거주 여부를 확인해 할인 대상자를 검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복지 수당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금 지급 업무에 접목해 각종 복지수당 조회가 가능하도록 표준 조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편의성을 향상하고 효율적인 행정업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