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한동훈 정면 충돌…여권 격랑 속으로

한동훈 “사퇴 요구 거절…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선민후사 하겠다...김건희 여사 관련 입장 한 번도 변한 적 없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한 위원장이 이를 곧바로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22대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여권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요구가)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 아니냐’는 지적에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 그 과정에 대해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사실을 인정하고, 바로 거절했음을 밝혔다.

 

앞서 그는 전날에도 당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사퇴 요구 보도에 대한 입장'을 내고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은 ‘당정 간 신뢰가 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政·정부)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정 갈등 요인으로 거론되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입장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또한 그는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끌 것임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또 “4월10일 총선이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선민후사 하겠다”며 “우리 당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에게 잘 설명드려서 지금 민주당의 이상한 정치와 발목잡기 행태로 국민이 고통받고 이 나라의 미래가 위협받는 것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선민후사 언급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보다 국민을 우선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선민후사 개념을 그렇게 정의할 것은 아니다”라며 “평소에 하던 말을 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당정 갈등 봉합을 위해 대통령실이 한발 물러서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평가를 제가 할 일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간 충돌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한심(한 위원장 의중) 이렇게 나뉘어서 싸울 것이 아니라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며 “정말로 정부·여당, 미안한 말씀이지만 한심하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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