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복합쇼핑몰 9년째 표류...‘사업 포기’ 커지는 우려

개발계획 미확정 등 지지부진
“시세 차액만 챙기나” 의혹도
신세계百 “이른 시일 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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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 부지가 수년째 공사 진척 없이 도심 속 공사현장만 덩그러니 방치되고 있다. 조병석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짓기로 한 복합쇼핑몰이 9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신세계백화점이 이 사업을 포기하고 땅값의 시세차액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신세계백화점 등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5년 5천억원을 투입해 송도동 10의1~3 일원 5만9천600㎡(1만8천평)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문화시설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이 9년이 지나도록 첫 삽도 뜨지 않고 있다. 당초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에 인천경제청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할 당시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개발 계획도 확정하지 않는 등 표류 중이다.

 

이를 두고 지역 안팎에선 신세계백화점이 부지를 매각, 시세차액만 챙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세계백화점이 2016년 인천경제청으로부터 2천265억원에 땅을 사들였지만, 현재 이 부지는 공시지가만 해도 2천700여억원에 이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땅의 시세가는 매입가보다 1천억원 이상 오른 3천5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인근 주민 이중익씨(76)는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생활이 편리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펜스만 세워져 있을 뿐, 몇년 째 감감무소식”이라며 “이미 주민들 사이에선 신세계백화점이 청라에 짓는 스타필드에 집중하고 송도사업은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전찬기 인천대학교 명예교수는 “이 부지는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니라 도시계획에 따른 송도라는 도시의 앵커 시설 역할을 해야 하는데, 10여년 가까이 방치 중이라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업시설들이 기업 및 주거지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빠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경제청은 신세계백화점이 사업을 지연하거나, 땅을 팔고 사업을 백지화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인천경제청이 당초 감정평가 금액으로 땅을 팔면서 관련 협약엔 신세계백화점의 착공 시점을 규정하거나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토지 환수 등의 페널티 조항을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이 땅은 조성원가가 아닌 감정평가로 팔아 패널티 조항을 넣을 수가 없었다”라며 “그렇지만 신세계 측에는 빠른 사업 추진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체험용 시설이나 문화시설 등의 조성을 위해 2019년부터 특성과 입지, 시점 등을 검토하는 컨설팅을 하다 보니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청라 스타필드와는 기능이 달라 송도 사업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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