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대’ 가천대길병원 전공의 사직서 제출 시작…의료 공백 우려

인천시의사회가 최근 인천 미추홀 인천광역시의사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시의사회가 최근 인천 미추홀 인천광역시의사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기일보DB

 

전국 곳곳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보건복지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 기준 가천대길병원 전공의 197명 중 레지던트 17명과 인턴 4명이 사직서를 냈다.

 

같은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과 인천성모병원에서는 아직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없다. 다만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며 곧 비슷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각 병원들은 예상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걱정하고 있어 안심시키고 있다”며 “의료 공백 등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병원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에는 가천대길병원 197명, 인하대병원 123명, 인천성모병원 92명을 비롯해 국제성모병원 31명, 인천의료원 12명, 세림병원 8명, 인천세종병원 5명, 인천사랑병원 5명 등 총 8개 병원에 전공의 473명이 근무 중이다.

 

전공의들은 대형병원에서 야간·휴일 당직 등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들이 집단적으로 의료 현장을 떠나면 의료 공백이 커지고, 환자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은 “실제로 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사례는 현장 채증을 통해 개별적인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겠다”며 “업무개시명령을 받고서도 이에 불응하면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의사 수 부족 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 치르는 입시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현재보다 2천명 늘리고, 2035년까지 최대 1만명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의사회 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은 평균 수명이나 연간 의료 이용 건수, 병상·의료기관 수 등 지표가 최상위권인데도 단순히 인구 1천명 당 의사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의대 정원 확대는 불합리하다고 판단, 반발하고 있다.

 

이에따라 인천시는 지역 내 8개 병원 등과 지속적으로 연결망을 구축, 동향 파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길병원 뿐 아니라 인하대병원도 사직서 제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 사직서를 제출만하고 업무를 비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복지부 측에서 현장 점검 차원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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